류현진이 4월 30일 대전 SSG전서 미소 짓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류현진(왼쪽)이 4월 30일 대전 SSG전에서 KBO 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한 후 소고기 파티를 열고 노시환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류현진 소속사 99코퍼레이션 제공
류현진은 4월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SSG 랜더스와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 시즌 2승 및 KBO 리그 통산 100승에 성공했다.
100승에 도달하기까지 그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11년을 통해 먼 길을 돌아왔고 그 여정에는 어깨 관절와순 수술과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 등 숱한 고난이 있었다. 올해 3월, 12년 만에 한국 KBO 리그로 복귀해서도 쉽지 않았다. 과거와 달라진 구속과 구위 그리고 더욱 정교해진 타자들은 류현진의 100승을 좀처럼 허락하지 않았다.
4월 30일 대전 SSG전은 그러한 논란 이후 류현진이 처음 마운드에 오르는 경기였다. 경기 전 한화 최원호 감독은 "ABS 제도가 이미 시행된 만큼 선수들도 구장의 성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류현진도 ABS 쪽에 너무 신경을 많이 쓰다 보면 오히려 더 역효과가 나니까 일정 부분 받아들이고 적응하려고 노력해야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5회초 1사 2루 한유섬과 승부에서 7구째 커브가 볼로 선언되자 웃고 있다. /영상=티빙(TVIN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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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초 고명준 타석이 더 아쉬웠다. 류현진은 먼저 낙차 큰 커브와 커터로 2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3구째 시속 145㎞ 직구를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 하단에 꽂아 넣었다. 중계 화면상에도 공이 스트라이크 존 경계선에 맞닿아 보였으나, ABS는 스트라이크로 판정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또 한 번 환한 미소와 함께 아무렇지 않은 듯 공을 받아 경기를 속행했다. 이후 고명준을 2루 땅볼, 이지영을 3루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시즌 4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피칭을 완성했다. 결국 한화는 류현진의 호투와 노시환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SSG에 8-2로 승리하고 다사다난했던 4월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경기 후 만난 류현진은 ABS와 관련된 질문에 박승민 투수코치의 말을 떠올렸다. 류현진은 "박승민 코치님이 한 번 '다른 투수들도 내색하지 않고 던지는데 네가 그렇게 내색하면...'이라고 하셨다. 생각해보면 그거(ABS로 인한 볼 판정) 때문에 너무 신경을 쓰다가 볼넷을 주고 어렵게 풀어간 경기가 많았다. 오늘은 정말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 했다"고 미소 지었다.
류현진은 6회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박기택 주심에게 이야기하는 장면이 중계에 잡혔다. 이에 류현진은 "마지막 이닝이라 '(고명준 상대 공) 스트라이크 아닙니까' 하고 물어봤는데 답변을 피하셨다"고 웃으며 답했다.
류현진이 30일 대전 SSG전에서 KBO 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하고 동료들로부터 축하의 물 세례를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4월 30일 대전 SSG전서 KBO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하고 단상에 올라 팬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류현진(왼쪽)이 4월 30일 대전 SSG전에서 KBO 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한 후 소고기 파티를 열고 노시환에게 직접 한우를 먹이고 있다. /사진=류현진 소속사 99코퍼레이션 제공
류현진은 "KBO 100승을 대전 팬들 앞에서 할 수 있어 더욱 뜻깊다"며 "선수들에게 케이크 세례를 받은 건 처음 있는 일인데 기분이 좋았다. 단상 인터뷰도 내가 미국 가기 전엔 없어서 처음 해봤는데 짧았음에도 참 재미있었다"고 활짝 웃었다.
경기 후에는 자신의 100승을 도와준 팀 동료들과 함께 소고기 파티를 열었다. 이날 경기의 또 다른 주인공 노시환이 취재진에게 "류현진에게 소고기를 기대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노시환은 뛰어난 3루 수비와 함께 만루 홈런과 두 차례 고의사구를 포함해 2타수 1안타(1홈런) 2볼넷 4타점 2득점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류현진의 소속사 99 코퍼레이션 측은 "특급 도우미 노시환 선수. 류현진 선수가 한우를 구워서 직접 입에 넣어 드렸습니다. 류현진 선수의 100승을 축하하기 위해 케이크까지 준비해 온 장민재 선수 역시 센스 굳"이라는 문구와 함께 뒤풀이 사진을 공개했다.
이제 한국 KBO리그에서 100승,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78승을 거둔 류현진은 이제 한·미 통산 200승을 정조준한다. 류현진은 "한·미 통산 200승을 빨리하고 싶다. 그거 하나만 남겨 놓은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현진의 KBO리그 통산 100승을 알리는 전광판. /사진=한화 이글스
류현진(왼쪽)이 4월 30일 대전 SSG전에서 KBO 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한 후 연 회식에서 장민재와 케이크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류현진 소속사 99코퍼레이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