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송이 꽃의 향연…'역대 최대' 고양국제꽃박람회, 볼거리 가득

머니투데이 홍세미 기자, 최현승 기자 2024.04.3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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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NOW]5월 12일까지 '일산호수공원' 일대에서 '지구환경과 꽃' 주제로 열려

▲2024고양국제꽃박람회 주제광장에 만개한 튤립 / 사진=최현승 기자▲2024고양국제꽃박람회 주제광장에 만개한 튤립 / 사진=최현승 기자


“30년 동안 일산에서 살면서 매년 꽃박람회에 방문했는데, 올해는 다른 때보다 규모가 큰 것 같아요. 체험할 것도, 꽃 종류도 많아서 기억에 많이 남을 듯합니다.”

'2024고양국제꽃박람회(이하 꽃박람회)'가 지난 26일 개막했다. 꽃박람회는 5월 12일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일산호수공원’ 일대에서 계속된다. 올해 꽃박람회에는 30개국 50개 도시와 200여 개 기관·단체·협회·업체가 참여했다.



30일 꽃박람회장에는 봄내음을 맡기 위해 방문한 관람객들로 붐볐다. 따뜻한 봄햇살을 만끽하기 위해 온 노부부, 부모님과 함께 추억 사진을 찍기 위해 온 자녀들, 현장체험학습으로 꽃박람회를 처음 찾은 고등학생들까지 저마다 휴대전화나 영상 장비로 주변 경관을 담기에 여념이 없다. 고양시 일산 서구에서 거주하는 박모씨(63)는 “코로나19 펜데믹 때를 제외하고 늘 꽃박람회에 방문했는데, 올해 규모가 가장 커서 볼거리가 많다”며 “특히 조형물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올해 꽃박람회는 규모도, 기간도 ‘역대 최대’로 열린다. 우선 행사장 규모는 24만㎡로 지난해(15만5000㎡)보다 넓어져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올해 행사장은 노래하는 분수광장과 장미원까지 확대됐다. 행사 기간도 지난해보다 5일 늘어 17일 동안 진행된다.



이번 꽃박람회의 주제는 ‘지구환경과 꽃’이다. 꽃박람회장 입구인 노래하는 분수 광장에 들어서면 높이 10m·길이 20m의 거대한 꽃등고래와 재두루미 조형물이 있는 ‘지구환경 정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꽃박람회 주최 측은 “기후 위기 문제가 커지는 가운데 지구환경의 소중함을 느끼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자는 뜻이 조형물에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박람회에서는 수변·순환 정원을 비롯, 다채로운 9개의 정원을 만나볼 수 있다. 올해 꽃박람회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원가 3인이 꾸민 ‘세계작가정원’이 곳곳에 조성돼 있다. 메타세콰이어 숲 사이로 60m 탄소 벤치를 놓고 바람꽃을 심은 황지해 작가의 정원과 아프리카 정신을 기반으로 한 야생의 매력이 담겨 있는 클루지 작가의 정원, 나 자신의 내면 세계로 들어가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폴 허비 브룩스 작가의 정원 등이 조성됐다.

▲2024고양국제꽃박람회 '지구환경 정원'에  위치한 대형 꽃등고래 / 사진=최현승 기자▲2024고양국제꽃박람회 '지구환경 정원'에 위치한 대형 꽃등고래 / 사진=최현승 기자
◇장미와 튤립이 관람객 맞이…"호숫가 바라보며 휴식 취하세요"
꽃박람회 관람객의 발걸음은 지구환경 정원부터 시작해 이상한 계절의 아이들, 텃밭정원, 장미원, 꽃만개정원 등을 지나 실내전시관(고양꽃전시관)까지 이어진다. 길목에는 장미와 튤립 등 봄꽃 1억 송이가 호수와 함께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꽃박람회를 걸어서 만끽하다보면 2시간가량 걸린다.


자연학습원에서는 울릉도 숲속에서 자라는 섬노루귀를 비롯해 60여 종 자생화를 볼 수 있다. 한국정원에는 기존 전통정원의 정자와 함께 LED 진경산수화를 설치했다. 수생식물과 정수식물로 가득한 수변정원에서는 흔들 그네, 누워서 쉴 수 있는 선베드 등이 마련돼 호숫가의 풍경을 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장미원에서는 2만 송이의 장미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순환 정원에서는 다양한 생육 기술과 화훼 장식이 어우러진 미래의 장미 정원을 만날 수 있다. 꽃터널과 꽃탑 등으로 꾸며진 알록달록한 꽃만개정원 또한 포토스폿이다.

이날 현장체험학습을 위해 꽃박람회를 방문한 경기도 지산고등학교 학생 김모군(16)은 “처음에는 꽃에 대해 흥미가 없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 구경할 것도 많고 근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꽃박람회 규모가 넓고, 조형물도 커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제광장에 위치한 '장미꽃 상징 조형물' / 사진=최현승 기자▲주제광장에 위치한 '장미꽃 상징 조형물' / 사진=최현승 기자
◇“부스 운영도 친환경…주차 공간 부족해 아쉽기도”
꽃박람회는 화훼교류관, 화훼산업관으로 구성된 실내전시관도 운영한다. 화훼교류관에서는 대한민국 최초로 열린 국제 플라워 디자인 대회 ‘고양플라워그랑프리’ 경연 작품들과 국내외 신품종, 이색 식물 등이 전시돼 있다. 평소에 보기 힘든 희귀한 꽃인 ‘아모르포팔루스 파에노이폴리우스’도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열대우림에서 자생하는 이 꽃은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썩은 냄새를 내뿜는다. 코끼리 발을 닮은 모양의 꽃이 피면 최대 높이가 60cm, 폭은 50cm에 달한다.

실내전시관 맞은편 주제광장 일원에서는 ‘고양 플라워마켓’이 열린다. 꽃으로 마음을 전하는 5월인 만큼 다양한 종류의 꽃과 선인장, 다육식물 등 고양시 38개 화훼농가에서 재배한 우수한 화훼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화훼산업관에서 부스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29)는 “올해 주제가 ‘지구환경과 꽃’이다보니 부스도 플라스틱이 아닌 골판지로 만드는 등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또 야외전시관과 실내전시관 출입구도 작년엔 통일돼 사람들이 많이 몰렸는데, 올해는 출입구를 각각 만들어 동선도 편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주차가 쉽지 않은 점이 아쉽다”며 “또 작년에는 운영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였는데, 올해 오전 9시에서 오후 7시로 바뀌어 일반 직장인이 퇴근하고 방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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