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학 권위자 '아단 폭스'가 극찬한 韓 폐플라스틱 처리 기술

머니투데이 이유미 기자 2024.04.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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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영향 낮춘 폐기물 자원화 신기술..친환경 처리 산업 재편 기회가 다가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아단폭스 초빙교수가 한국에너지공과대학에서 특강 후 기념 촬영 중이다.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아단폭스 초빙교수가 한국에너지공과대학에서 특강 후 기념 촬영 중이다.


"'소각'과 '전통적 열분해'에 의존하는 것은 혁신 기술의 잠재력을 간과하는 제한적 시각이죠."

환경 과학 및 기술 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아단 폭스 초빙교수가 방한, 전 세계 공통적 과제로 꼽히는 '폐플라스틱' 처리 현황과 한국의 혁신 기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아단 폭스 교수는 왕립화학회 및 재료·광물 및 광업 연구소 펠로우로, 환경 보호 및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다. 특히 폐플라스틱 분해와 재활용 등에 대해 혁신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연구의 초점을 두고 있다.



폭스 교수는 "전통적 열분해는 산소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적인 오염을 덜 발생시키기 때문에 분명 소각보다는 한 걸음 더 나아간 방안"이라며 "그러나 중간 단계의 해결책일 뿐 우리가 필요로 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기술이 향후 산업을 재편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이정표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비(非)전통적 열분해 기술이 언급됐다. 환경 기술·에너지 전문기업 도시유전(대표 정영훈)이 개발한 것이다.

"전통적 VS 비(非)전통적 '열분해 기술'..온실가스 해결하고 품질 높여야"
전통적 열분해는 주로 △고온 운영 △오일 품질 △탄소 배출 등이 한계로 꼽힌다. 플라스틱 쓰레기로부터 오일 등 유용한 화합물을 얻어낼 수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고온에서 운영 시 온실가스 배출 문제 등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친환경 방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해결해야만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대한 진정한 해법 마련이 가능함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통적 열분해 과정에서 생산된 오일 품질 등도 한계로 꼽았다. 기본 품질을 충족시키기 위해 원유와 혼합하는 등 추가 처리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비용 또한 높이기 때문이다.

폭스 교수는 "열분해는 직접적 오염을 줄일 수 있지만 고온 운영으로 인해 오일 품질 저하와 온실가스 배출의 문제가 있다"며 "열분해로 생산된 오일은 불안정하고 산성이며 산소 함량이 높아 연료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 방식을 쓰면 수소 첨가와 증류 등의 에너지 집약적인 정제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는 운영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지금 폐플라스틱을 단순 처리가 아닌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고급 기술'이 필요한 시점이죠. 비연소 방식의 폐플라스틱 분해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어요."


"폐기물 관리 글로벌 합의 커져..혁신 기술 갖춘 한국 기업엔 기회"
폭스 교수는 폐플라스틱에서 '자원 회수 잠재력'을 높일 대안으로 혁신 기술을 강조했다. 소각과 전통적 열분해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대중들은 기존 기술이 익숙하겠지만, 혁신 기술의 잠재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혁신 기술을 사례로 '도시유전'의 비(非)전통적 열분해 기술을 언급했다.

도시유전은 '비연소 방식'의 플라스틱 분해 원천 기술을 확보한 회사다. 전통적 열분해와 달리 플라스틱을 고온에서 처리하지 않는다. 저온에서 특수한 촉매를 활용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유해 물질 등이 발생하지 않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다. 특히 폭스 교수는 이 기술의 고부가 가치에 주목했다.

그는 "도시유전의 기술은 폐플라스틱 관리에서 혁명적 도약을 이뤘다"며 "낮은 온도에서 폐기물의 양을 단순히 줄이는 것뿐 아니라 고품질 제품으로 변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회사가 개발한 고체 상태 세라믹 촉매는 전후 처리 없이도 플라스틱을 정제된 오일과 화학물질로 선택적으로 분해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덧붙였다.

최근 영국에서는 '2024 환경 허가 방향'에 따라 폐기물 소각 시설에 대한 일시적 허가 중단이 이뤄졌다. 이 같은 결정과 관련, 폭스 교수는 환경 친화적 폐기물 관리 솔루션에 대한 전 세계적 합의를 반영하는 일례로 꼽았다. 이와 함께 친환경 신기술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환경 목표 달성을 위해 혁신적 기술을 채택할 시기가 온 거죠. 환경적 영향을 완화할 뿐 아니라 폐기물을 가치 있는 자원으로 변환하니까요. 영국이 폐기물 관리 전략을 재평가함에 따라 구식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우수 기술들에는 기회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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