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선방한 삼성SDI…"올해 투자 전년보다 확대"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4.04.30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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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 삼성SDI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2024.03.06.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 삼성SDI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2024.03.06. [email protected]


삼성SDI도 전기차 캐즘(Chasm: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기) 영향을 받아 1분기 실적이 둔화됐다. 하지만 프리미엄 제품 전략에 힘입어 국내 배터리 업계에선 1분기 실적이 가장 양호했다. 투자도 지난해 보다 크게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3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4% 감소한 5조13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9% 줄어든 2674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력인 전지 사업 부문 매출이 4조 581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145억 원으로 32% 줄었다. 전방수요 둔화 탓이다. 특히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지는 비수기 영향 등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에선 가장 양호한 1분기 성적표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5.2% 감소한 1573억원이었는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300억원대 적자였다. SK온은 1분기 영업손실 331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커졌다.



삼성SDI도 1분기 실적에 467억원 규모의 AMPC 효과가 반영됐지만 그 이상으로 고부가 제품 판매 효과가 컸다. 자동차 전지는 프리미엄 차량에 탑재되는 'P5' 배터리의 견조한 판매와 미주 'P6' 배터리 공급 개시 등에 힘입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프리미엄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삼성SDI는 그동안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앞세운 고급화 전략을 펴왔고, BMW나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주 고객사로 뒀다. 이 같은 고부가 브랜드 전기차가 견조한 판매를 유지해 실적 선방이 가능했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삼성SDI는 올해 투자도 전년보다 대폭 늘릴 계획이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올해 헝가리와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 미국 합작공장 투자를 진행 중이며 46파이(지름 46㎜)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신제품 투자도 계획 중"이라며 "전년 보다 투자는 상당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LG엔솔과 SK온 등 다른 배터리 업체와 차이가 나는 부분이었다. LG엔솔은 앞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투자 우선순위를 고려한 능동적인 투자 규모 및 집행 속도 조정을 통해 자본적지출(CAPAX) 규모를 낮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온은 "비우호적인 업황에 대응하고자 유럽 및 중국의 설비 증설 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고 했다.

삼성SDI는 2분기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리미엄 차량에 탑재되는 'P6'의 미국 판매가 본격화하면 AMPC 수익도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ESS 전지는 전력용 SBB(Samsung Battery Box)의 판매 확대 및 UPS용 고출력 배터리의 수요 증가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서도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와 혁신을 통해 2030년 글로벌 탑티어 회사 달성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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