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갔던 외국인, 중국으로?"…반등 中·홍콩 증시 배경 보니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4.04.30 13:33
글자크기
외국인 투자자가 중국 주식 매수를 늘리자 중국, 홍콩 증시가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들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입금액은 719억위안(약 13조6600억원)을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30일 제일재경은 지난주 홍콩 항셍지수가 5일 동안 8.6% 상승하고 항셍테크지수는 12.5% 급등하는 등 오랜만의 상승세를 시현했다고 보도했다. 항셍지수는 29일에도 0.54%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29일 중국 상하이지수도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3100선을 회복하며 중국 투자자들을 미소짓게 만들었다. 상하이지수는 지난 2월 5일 기록한 저점(2635.09)과 비교하면 약 18% 반등했다.



중국과 홍콩 증시의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영향이 크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들어 4월 26일까지 중국 상하이·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를 상호 연결하는 후강퉁·선강퉁을 통해 719억위안(약 13조6600억원)에 달하는 중국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437억위안(약 8조3000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중국 상하이지수 추이/사진=동팡차이푸 홈페이지 중국 상하이지수 추이/사진=동팡차이푸 홈페이지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과 홍콩 증시의 반등은 △예상을 상회하는 1분기 성장률 △주가 하락 시 당국이 개입해서 투자자 손실을 막아주는 풋옵션 역할 수행 △작년 4분기 상장기업 실적 호전 △미중간 외교적 접촉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조만간 중국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문도 시장 심리를 안정시켰다. 29일 중국 본토 증시 및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업체 주가는 모두 급등했다. 중국 민영 부동산 1위 업체인 완커는 10%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싱가포르의 한 펀드 매니저는 "헤지펀드가 2월 이후 중국 본토 A주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으며, 최근 이들의 일본 주식 매수 속도가 둔화되고 있어 기타 아시아 시장에 자금이 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기관들은 (중국 증시) 상승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도 중국 비중이 반등했다. 펀드시장 조사업체 EPER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 세계 주식형 펀드의 중국 비중은 5.2%로 역대 최저 수준이지만 1월 말(5%) 대비 소폭 상승했다.

한편 중국 주식이 여전히 저평가된 건 긍정적인 요소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 지수와 대형주 지수인 CSI3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6배와 11.4배로 장기 평균 대비 여전히 싼 수준이다.

30일 중국 상하이지수는 0.12% 하락한 3109.26에, 홍콩 항셍지수는 0.20% 오른 1만7782.30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