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금융주, 일본 사례 보니···수익성 바탕돼야 'UP'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4.04.2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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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잠시 주춤했던 금융주가 지난주 상승세를 탔다. 숨고르기를 했던 정부 주도 주가부양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2차 세미나 실시 예고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달성한 견조한 실적, 주주환원 기대감 등이 함께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국내 증권업계가 최근 금융주 목표 주가를 일제히 상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동안 대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이란 평가를 받았던 금융주의 반등이 한동안 지속될 거란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결과적으로 실적이 받쳐줘야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아무리 주변환경이 좋아도 실적 악화로 주가가 급락한 금융주 종목이 있는 일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금융 대표주(은행, 보험)들의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이다. 금융주들은 올해 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떠오르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2월말 1차 주가부양 정책 발표 이후 소강상태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신한지주 (47,700원 ▼450 -0.93%)가 3월14일 5만15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찍고 4월17일 4만450원까지 떨어졌다. KB금융 (80,100원 ▼900 -1.11%)도 같은날 7만8600원의 52주 최고가 이후 4월19일 6만2000원까지 내려갔고, 하나금융지주 (63,100원 ▼500 -0.79%)는 3월25일 6만5200원 이후 4월19일 5만1600원이 됐다.



2금융권 대표주인 보험업권도 마찬가지다. 삼성생명 (88,900원 ▼6,100 -6.42%)이 3월8일 52조 최고가 10만8500원을 달성한 이후 4월19일 7만6600원까지 내려갔고, 삼성화재 (371,000원 ▲1,000 +0.27%)는 3월22일 34만6000원에서 4월19일 27만25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19일(현지시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노력을 늘린 기업에 대해 법인세 세액공제를 도입하고 배당 확대 기업 주주의 배당소득에 대해선 분리과세를 추진하겠다"는 발언을 한 이후 다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금융주가 반등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올해 1분기 주요 금융그룹들의 실적이 ELS 보상 비용 반영에도 불구하고 예상치를 웃돌며 양호한 방어를 했다. 자연스럽게 주주환원 정책 시행 기대감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 모두에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견조한 실적이 시현돼 연간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며 "자사주 소각 및 매입 가능성 등 주주와의 소통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어 주가 상승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일본의 증시부양책을 참고하고 있는 만큼 일본 금융주처럼 드라마틱한 주가 상승이 우리 금융 종목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을 갖는다.

일본의 금융주도 우리처럼 대표적인 저PBR 종목으로 평가됐다. 수년간 이어진 일본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과 기업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최근 주가 급등을 맞이했다. 은행과 보험, 증권사들의 주가 상승폭이 작년 한해 69.5%일만큼 컸다.

특히, 국내 증권업계는 수익성 개선을 기반으로 한 적정 주주 환원이 일본 금융주의 상승을 이끈 버팀목이 됐다는 점을 주목한다.

실제로 일본 금융주들이 주식 시장에서 선전하는 와중에도 현지 아오조라은행은 주가 급락을 보였는데, 올해 3월 순익이 적자로 예상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이 은행은 실적 악화 시기에도 꾸준히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한 회사였음에도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 주주 환원 강화는 해당 정책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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