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노이 신약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목록. /사진=조수아 디자인기자
29일 업계에 따르면 보로노이가 미국 기업에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L/O)한 5건의 파이프라인 중 3건이 개발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지 파트너사 자금 등 경영상 문제로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되거나 임상이 중단된 파이프라인(기술이전 시기·대상 기업명)은 △VRN02(2021년·프레시 트랙스 테라퓨틱스) △VRN08(2021년·피라미드 바이오사이언스) △VRN14(2022년·메티스 테라퓨틱스)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피라미드 바이오사이언스(이하 '피라미드바이오')에 기술이전했던 VRN08에 대한 기술 계약이 해지됐다. 보로노이와 피라미드바이오는 선급금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포함해 총 8억4600만달러(약 1조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피라미드바이오는 VRN08을 난치성 유방암 환자 대상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비임상을 진행 중이었으나 지난해 독점실시권을 반환했다.
기술반환 이슈는 악재로 여겨질 수 있지만 국내 기업의 관련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업계에선 반환 물질 개발 단계를 끌어올려 다시 수출하는 재기 사례로 삼거나, 확보한 선급금을 추가 R&D(연구·개발)에 사용하는 등 해당 이슈의 '활용법'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로노이의 해당 3건의 파이프라인이 극초기 단계에서 기술이전된 만큼 반환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완전 초기 단계에서 내보내는 물질은 10개 중 1개가 성과를 내는 정도로 성공확률이 낮다"며 "긍정적으로 본다면 선급금을 회사 주요 재원으로 쓰는 일종의 '남는 장사'로 볼 수도 있다. 해당 파이프라인이 회사의 주력 파이프라인이 아니란 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로노이는 최근 반환된 후보물질 기술을 다시 개발하기보다는 주력 파이프라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오릭 파마슈티컬스에 기술이전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VRN07'의 경우 임상 1상을 내년 상반기 종료 후 바로 2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VRN07에 대한 중화권 판권을 보유한 보로노이는 대규모 기술이전 추가 가능성까지 내다보고 있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중화권 판권(중국·대만·홍콩·마카오)이 매각되면 흑자전환 목표가 달성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