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동을 방문해 양자 컴퓨팅 관련 부스를 참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28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발 중인 초전도 양자컴퓨팅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초전도 큐비트(Qubit·양자비트) 칩과 큐비트 제어용 장비 등은 대부분 해외 업체에서 수입해오고 있다. 부품을 생산할 기술력이 국내에 아직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자 기술은 광자의 양자 중첩, 양자 얽힘과 같은 양자상태를 생성, 제어 및 측정·분석해 정보통신에 적용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기존 컴퓨터로는 불가능했던 복잡한 연산을 해낼 수 있다.
양자컴 핵심부품 '수입산' 의존에 대한 국내 전문가들의 발언/그래픽=최헌정
다만 냉각기, 측정 장비 등은 자체적으로 생산할 기술력이 없는 상황이다. 자칫 양자컴 개발 과정에 외국 기업만 배불리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상욱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양자정보연구단장은 "아직 큐비트 칩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없는 건 사실"이라며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연구기관과 함께 칩을 개발하는 한편, 양자기술 관련 연구 장비를 개발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선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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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세계 정상급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초정밀 큐비트 칩, 양자 소자 등을 자체 생산할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들도 측정 장치, 냉각기 등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이기도 하다. 드물기는 하지만 SDT처럼 국산 양자 부품·장비를 만드는 곳도 있다.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KIST 양자정보연구단을 거친 윤지원 대표가 창업한 회사다.
한 단장은 "최근 양자 관련 학술행사에 양자기술 부품 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중소기업들이 찾아온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부품 개발에는 초기 투자비나 개발비가 많이 들어간다"며 "기업 입장에선 아직 양자기술 시장이 열릴지 말지도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산학연이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개방형 연구'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지난 25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를 통과한 양자 과학기술 투자 방안인 '퀀텀 이니셔티브'에서도 양자 소재·부품·장비 및 양자 소자 설계 및 공정 분야를 포괄하는 '퀀텀 엔지니어링'이 한국이 양자시장에서 선점할만한 선도 기술로 꼽혔다. 양자 광원, 레이저, 신호 측정 및 제어 장비, 검출기, 냉동기 등 양자 기술의 핵심 부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양자 소자의 설계·제작까지 국내에서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