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서울 강남경찰서장. /사진제공=서울 강남경찰서
2015~2016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신종 오피스텔 성매매가 성행했다. 사적인 공간에서 이뤄지는 성매매는 단속이 까다로웠다. 경찰이 추적을 시작하면 빠르게 방을 빼고 사라졌다. 거센 확산세에 '오피스텔 집창촌'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김 서장은 "불법성이 크거나 그 시점 사회적으로 가장 문제인 범죄를 확실히 제어하자는 목표가 있었다"며 "당시 신종 범죄이던 기업형 오피스텔 성매매와 청소년 성매매가 그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김 서장은 또 '가출팸' 사이 발생하는 가출 청소년 성매매에도 주목했다. 처음에는 가출한 청소년끼리 동거하는 데서 시작해 감금, 폭행, 성 착취로 이어지는 심각한 범죄였다. 일부는 피해자였던 청소년이 다른 또래 청소년을 피해자로 전락하게 하는 악순환이 이뤄졌다. '또래 포주'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였다.
김 서장이 대대적인 청소년 조건 만남 및 성매매 단속에 나선 이유다. 그 결과 가출 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매매 알선 사건 13건을 단속해 56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6명을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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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서장은 단속에서 그치지 않았다.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 제도'를 강조했다. 이 제도는 피의자가 범죄로 얻은 수익금을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가기 전임의 처분하지 못하도록 막는 제도다. 당시에는 성매매 단속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 이 제도가 지금처럼 주목받지 않았다.
김 서장은 "성매매 피의자들은 교도소 가는 것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이들에게서 수익금을 뺏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죄 수익금) 증명, 압수, 진술 확인 등 업무가 늘어 반발도 적잖았지만 지금은 수사 파트에서 강조되는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화려한 강남, 이면엔 다채로운 사건·사고…"불법 용인? '시그널'부터 뿌리 뽑는다"
김동수 서울 강남경찰서장. /사진제공=서울 강남경찰서
강남은 소위 부촌이라 불리며 화려한 이미지를 준다. 유동 인구가 많고 유흥 문화도 발달했다. 동시에 성범죄, 마약 범죄, 강력 범죄, 대규모 사기 사건, 신종 도박 범죄 등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는 주요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는 곳이기도 하다. 고소·고발 접수 건수가 전국에서 압도적으로 많다. 이 때문에 강남경찰서 범 수사 부서에 수사팀만 48개가 있다.
김 서장은 "사기 사건만 놓고 보더라도 강남에서 발생하는 사건은 피해액이 수십억원 단위일 정도로 규모가 큰 편"이라며 "각 부서의 담당 직원들이 CCTV(폐쇄회로TV) 추적부터 수사, 검거, 구속 등 열심히 해주고 있는데 밤낮으로 노고가 크다. 때론 걱정이 된다"고 했다.
김 서장은 관내 특성을 고려해 마약과 성범죄 등에 대해 무관용, 엄정 대응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예방 활동도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일례로 이른바 '셔츠방' 등 번화가 길바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불법 광고물과 관련한 업소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준비하고 있다.
김 서장은 "단순히 환경 미화 차원이 아니라 이런 불법 광고물이 공공연하게 살포되는 것이 자칫 '무질서한 불법 행위를 용인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어 단속하는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가 결국 마약, 성범죄와 같은 중범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지자체와 협조해 지속해서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원 안녕이 곧 시민 안전…'강남 경찰', 경찰 대명사 꿈 꾼다
김동수 서울 강남경찰서장이 직원 근무 장소를 방문해 표창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 강남경찰서
강남경찰서장으로 부임 후 '찾아가는 즉상수여식'을 진행 중이다. 주요 피의자 검거뿐 아니라 범죄 예방에 공이 있는 직원의 근무 장소를 서장이 직접 찾아가 격려하는 문화다. 표창 수여와 함께 서장이 직접 고른 책에 표창 대상자의 계급, 부서 등을 고려해 손 편지를 적어 전달하고 있다.
김 서장은 미국 뉴욕의 경찰을 일컫는 'NYPD', 영국 경찰 애칭인 '보비 아저씨'처럼 '강남 경찰'이 전문성 있는 경찰의 대명사가 되는 날을 꿈꾼다.
그는 "동료 경찰들이 자긍심을 갖고 기량을 발휘하도록 환경과 기반을 마련하는 스태프 중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에게 보다 나은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