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한 공모주에 대해 '기업 가치를 너무 높게 잡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한 자산운용사 대표의 답이다. 공모주 시장이 그만큼 뜨겁다.
문제는 공모가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높은 가격으로 상장한 후 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에 피해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수요예측 결과를 살펴보면 기관들의 의무확약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일부 공모주의 의무확약비율은 10%도 채 되지 않았다.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수익을 위해 물량을 배정받는 수요가 늘었다는 뜻이다. 상장 당일 및 초기 반짝 상승시에 물량을 털어내고 수익을 챙기는 경우가 증가했다.
여기에 기술특례 상장 기업을 중심으로 한 부실 상장 사례까지 이어지면서 공모주 시장 건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조원급 대어로 화려하게 상장한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 (18,100원 ▼770 -4.08%)가 충격적인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뻥튀기' 논란에 휩싸인데 이어 사이버보안 기업 시큐레터 (6,550원 ▼260 -3.82%)가 상장 7개월만에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이 같은 사례에도 불구하고 공모주 시장 과열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공모주 청약에서 1000대 1의 경쟁률은 우스울 정도다. 부진한 증시 속에서 '따따블(상장 첫날 공모가 4배로 상승하는 것)' 사례 등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공모주 투자가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공모가 거품 논란도 이어질 것이다. 기관들이 냉정한 분석을 통해 적정한 기업 가치를 찾아내는 수요예측의 제 기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공모주 훈풍도 멈출 것이다.
김은령 기자수첩용 /사진=김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