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우울증, 주가로 치료? 테슬라 '모델 2'로 다시 달릴까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4.04.25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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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시장 기대치에도 못 미친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주가는 13% 넘게 급등했다. 저가형 전기차 관련 발언 때문인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일(현지시각) 런던에서 열린 '비즈니스 커넥트' 행사에 참석해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대담서 "로봇이 좋은 친구가 될 것이지만 우려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2023.11.3  /AFPBBNews=뉴스1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일(현지시각) 런던에서 열린 '비즈니스 커넥트' 행사에 참석해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대담서 "로봇이 좋은 친구가 될 것이지만 우려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2023.11.3 /AFPBBNews=뉴스1


23일(미국시간) 장 마감 후 테슬라는 올 1분기 순이익이 11억3000만달러, 주당 34센트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분기(22억달러, 주당 73센트)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든 것이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5센트로 팩트셋 집계 애널리스트 평균 전망치 49센트에 미달한다.



매출액도 213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8.7% 줄었고, 애널리스트 전망치(222억달러)에 못 미쳤다. 매출액 감소는 2020년 이후 처음이며 이번 매출액 감소율은 2012년 이후 최대이다. 영업이익률은 5.5%로 애널리스트들 전망치 6.6%보다 낮았다.

세계적인 전기차 판매 둔화 분위기에 테슬라는 판매량 감소를 겪고 있고 중국 업체들의 강한 도전을 받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정규 거래에서 1.9% 올랐고, 실적이 공개된 뒤 시간외거래에서는 13.3% 급등하며 163.96달러를 기록했다.



RBC 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인 톰 나라얀은 "테슬라의 1분기 실적은 배경 소음에 불과했다"며 투자자들이 저가형 자동차 출시에 초점을 맞추면서 낙관론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좀 더 저렴한 가격의 자동차를 포함해 신차 모델 출시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차량 라인업 개편에 대해 "올해 말은 아니더라도 내년 초에는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스 모라비 테슬라 차량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모델 2'라 불리는 저가형 자동차에 대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말로 언급되던 저가형 전기차 출시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에 대해,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인 테레즈 폴레티는 실제 가격에서 실망감을 받을 수 있다며 주의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우선 "좀 더 저렴한" 전기차에 대해 테슬라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지목했고, 차량 라인업 개편에 대해서 테슬라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비용 절감 효과는 적을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우려할 부분으로 꼽았다.


테슬라의 분기별 전기차 인도량/그래픽=이지혜테슬라의 분기별 전기차 인도량/그래픽=이지혜
한편 테슬라는 이날 주주 서한에서 '로보택시'는 "특수 제작된 로보택시 제품은 혁신적인 '언박스드'(unboxed) 제조 전략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는 문장에서만 딱 한 번 언급됐다.

머스크 CEO는 로보택시에 대해 테슬라가 로보택시 차량을 소유해 운영할 것이며 테슬라 차량을 보유한 사람들은 자신의 차량을 언제든지 테슬라가 운영하는 로보택시에 포함시키거나 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의 라이선스 판매와 관련해 "한 주요 자동차회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고,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는 내년 말 판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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