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동진 의원실 제공
고동진 국민의힘 서울 강남병 국회의원 당선인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머리가 좀 큰데 머리가 절로 툭툭 떨어진다(숙여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며 '갤럭시 성공 신화'로 알려진 그는 정치 입문 후 주민들의 '고충처리반'이 됐다며 자신이 '정치 초짜'라고 거듭 몸을 낮췄다. 초선 당선인 간담회에서 '삼성 같으면 벌써 TF(태스크포스) 만들었을 것'이라고 쓴소리를 한 데 대해서도 "총선 백서 TF 얘기 나오니 뜨끔하더라. 일주일만 참을걸"이라며 웃었다.
고 당선인은 특히 반도체산업에서의 '전력' 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전력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 야당에선 100% 재생에너지 RE100 얘기만 하고 있다"며 "지난 2월 대만 TSMC가 구마모토 공장을 2년만에 완공한 것은 100% 원자력으로 했기에 당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도 국제적 여론 부담감 때문에 2차 TSMC 공장은 재생에너지로 가져갈 거다. 중요한 건 단계(적 적용)"라며 "재생에너지와 반도체 공장 가동 중엔 상식적으로 반도체 가동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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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업 발전을 위해선 정부 규제 완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은 내버려두면, 뒷다리만 안 잡으면 잘 하는 집단이다. 이를테면 반도체장비 들여오는데 화학물질은 산업통상자원부, 가스는 환경부, 종업원 안전은 고용노동부가 들여다보는 3중 규제를 통합해 한 위원회에서 해야 한다. 해외는 다 그런다. 규제를 풀고 국제무대에서 훨훨 날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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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상속세, 증여세 문제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한때 손톱깎이로 세계를 재패한 '쓰리쎄븐'이 상속세 때문에 싱가포르 펀드에 팔렸다며 "국가경제 차원에서 보면 뭐가 옳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상속세를 없애잔 게 아니라 기업을 발전시키고 법인세를 내면 20년 분할로 하든 5년간 어떤 위치를 유지하면 감면시키든 베네핏(혜택)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증여세 문제도 심각하다. 자녀한테 증여시 증여세는 이해하는데 배우자한테도 적용하는 게 맞나"라며 "내가 대표이사 되는 데 집사람 공이 50%라 그렇게 주려고 했는데 법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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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서 40년간 근무한 고 당선인은 지난해 말 당의 인재영입 제안을 받고 정치 입문을 처음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작년 7월에 '일이란 무엇인가' 책을 출간하고 강의 요청이 들어와 1500~2000명을 만났다"며 "삼성 밖의 젊은 사람들과 만난 건 난생 처음인데, 질의응답을 하면서 삼성을 떠나면 제2의 인생은 젊은이들에게 재능을 돌려주고 기부하며 환원하는 멘토로 살아야겠다 어렴풋이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작년 12월 당 지도부의 전화를 받고 삼성에서 40년을 채우겠다고 핑계를 댔는데 올 1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전화를 했다"며 "기업에서 기술, 제품, 서비스로 고객을 기쁘게 해드렸다면 정치는 고객이 지역 주민과 국민, 국가로 확대된 게 아닌가. 대한민국 청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다면 값어치 있는 일이라 생각해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에서 곧바로 정치권에 왔으면 혼란에 빠졌을 텐데 2년간 고문하고 책 쓰고 삼성 바깥 사람들과 대화하며 완충시간을 가져 (적응이 용이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 '투명성'과 '책임감'을 지켜나갈 생각이다. 고 당선인은 "보좌관과 협의한 건 기자들, 지역 주민들한테도 얘기할 수 있어야 하고 내가 얘기하고 행동한 것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앉아있기보다 현장을 찾아다니고 야당 의원, 주민들을 만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