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대표 /사진=남미래
하지만 스타트업 생태계와 디지털경제 영역에서 두 나라는 경쟁도 협력도 의외로 부족했다. 소프트뱅크가 쿠팡, 야놀자를 포함한 한국 스타트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것과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과 웹툰 시장을 한국 기업이 만든 것처럼 인상적인 대목이 있지만 서로의 관심에 비해 성과가 크다고 할 순 없다. 우리 스타트업들은 꾸준히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성공사례는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뜨거운 분위기가 된 이유는 정부간 관계가 가까워진 것도 있지만 가장 크게는 일본이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에 진심이 됐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2022년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2027년까지 스타트업 투자를 10배 이상 확대해 스타트업 10만개사와 유니콘 100개사를 만들고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허브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역설적으로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할 수 있고 우리 스타트업에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본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은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고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스타트업 육성과 투자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일본 기업과 사회의 보수적 문화로 디지털 전환(DX)이 늦어진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스타트업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한다. 디지털 전환이 가장 빠른 우리나라와 달리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필요한 점은 스타트업엔 장점이다.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의 특징으로 소비자 대상(B2C) 스타트업 위주인 우리와 달리 기업간 거래(B2B) 스타트업이 다양하게 성장하는 점을 들기도 한다. 혁신할 대상이 많다는 것은 스타트업엔 기회일 수밖에 없다.
차이점이 아닌 공통점도 또 다른 기회요인이다. 초고령화와 지방소멸같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들이 비슷하다는 점은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가 일본보다 조금 더 빨리 성장하지만 글로벌 선도국가 기준으론 두 나라 모두 도전자 입장이기 때문에 대등한 관계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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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빠른 성장을 위해 한국을 필요로 하고 우리 또한 시장과 생태계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기회다. 스타트업이 일본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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