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24일 발간한 '미국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출입물류 변화와 정책과제'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미국 투자는 코로나 전 대비 약 1.8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58억달러에서 지난해 277억달러로 증가했다. 한국 제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와 완제품 및 기자재 물류를 동반하는데, 10년 전에 달리 최근엔 미국 동부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 동부 지역 제조업 투자 비중은 2014년 55.6%에서 2023년 82.7%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서부항만 정체가 심화되고 제조시설 등이 미국 동부, 캐나다, 멕시코 등 주변국으로 재편·분산되면서 과거 30년간 지속되어온 아시아-미국 구간의 서부항만을 통한 물류패턴이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스앤젤레스·롱비치, 씨애틀·타코마 등 미국 주요 서부항만을 통해 들어오는 컨테이너 물동량의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2.1%∼1.8%로 뉴욕·뉴저지, 사바나, 휴스턴 등 美 주요 동남부항만 증가율(3.4%∼7.6%)보다 낮다.
보고서는 미국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터미널, 창고, 철도, 도로 등 인프라 이용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미국의 공급망 변화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책과제로 북미지역 전략거점에 컨테이너 터미널, 물류센터, 물류창고 등 기반시설을 확보할 것을 제안했다.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면 선사들은 자국 선박을 자사 보유 항만터미널로 우선 접안시켜 화물을 처리하고 타국 선박들은 후순위로 미룬다. 이 때문에 터미널을 보유하지 못하는 선사는 화물처리가 늦어져 수출기업들은 위약금, 계약취소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한국은 과거 미서부 주요항만인 롱비치에 항만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2017년 매각 이후, 현재 보유하는 항만터미널은 시애틀·타코마 일부지역에 불과하다. 동부지역엔 전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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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이와 함께 △물류공급망 안정화 관련 법제도 구축 △물류공급망 관련 해외진출사업 금융지원제도 개정 △화주·물류기업 상생 협의체 운영 등을 제안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최근 이스라엘-이란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홍해 해운 피격, 볼티모어항 다리붕괴 사고 등 공급망 이슈가 끊임없이 이어져 오는 데다, 향후 미국 대선결과에 따라 대만해협, 호르무즈해협 등에서 추가적인 물류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공급망 리스크가 상시화될 경우 수입물가 상승, 수출장애 등 다방면에서 한국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선제적으로 나서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