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의사 안 받겠다" 미슐랭 식당 공지에…의료계·누리꾼 '부글'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4.04.2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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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미슐랭 가이드로 선정된 서울의 한 식당이 의료 파업에 동참한 관계자들 출입을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사진=SNS, 포털 갈무리2024 미슐랭 가이드로 선정된 서울의 한 식당이 의료 파업에 동참한 관계자들 출입을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사진=SNS, 포털 갈무리


2024 미슐랭 가이드로 선정된 서울의 한 식당이 의료 파업에 동참한 관계자들 출입을 금지한다고 공지해 논란이다.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의 한 파인다이닝 식당 사장 A씨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의료파업 관계자 출입 금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잠정적으로 당분간 의료 파업에 동참하고 계시는 관계자분을 모시지 않겠다. 정중하게 사양한다"며 "누군가 그랬다. 사업가는 언제 어떠한 경우에라도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고. 어떤 고객을 만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나는 살면서 단 한 번도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라면 스스로 생각하는 본질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꿔버리는 기회주의자로 살아온 적이 없다"며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한 소신으로 살아갈 것이며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불이익 또한 감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력 부족으로 힘든 환경 속에서도 늦은 밤 새벽까지 애써주신 한양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이비인후과, 흉부외과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 올린다"고 덧붙였다.



A씨는 포털사이트 내 식당 소식에도 "의료 파업 본질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는 신속한 처치가 곧 환자의 생명을 좌우한다"며 "환자 생명을 담보로 놓고서까지 쟁취하려는 게 도대체 무엇이냐. 생명의 존엄 앞에서 왼쪽이니 오른쪽이니 이념이나 사상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했다.

이어 "수술대를 찾지 못해 병원 응급실에 가서조차도 119에 전화해 수소문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 사람이 당신 가족이 될 수도 있다. 최소한 직업윤리에 대한 사명감마저 저버리는 행동은 비난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해당 글에는 수백개의 항의 댓글이 달렸고 포털 식당 정보에는 '별점 테러'가 쏟아졌다. 많은 누리꾼은 "미슐랭은 차별하면 자격 박탈이라던데 미슐랭에 정식 항의하겠다", "식당은 손님 가려 받을 수 있어서 좋겠다", "당신이 음식값을 고가로 받는 이유를 생각해 보시면 의사들이 왜 들고일어났는지 깨달으실 것" 등 댓글을 남겼다.


의료계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SNS에 식당 정보를 공개하며 "정부로부터 출국금지를 당했는데 식당에서도 출입 금지를 당했다"며 "저 같은 사람은 받아주지 않는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식당은 사람을 가려 받아도 문제 없지만, 병·의원은 그럴 수 없다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반면 일부는 "사장님 소신 응원한다. 조만간 가족들과 식사하러 찾아뵙겠다"고 응원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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