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이지혜 디자인기자
조주완 LG전자 사장·CEO(최고경영자)를 향한 재계의 평가는 '꾸준함'과 '철저함'으로 요약된다. 1987년 금성사(LG전자의 전신)에 입사해 미국과 독일, 호주 등 주요 시장을 누비며 특유의 결단력과 꼼꼼한 성격으로 사업 고도화를 이끌었다. 60을 넘긴 나이에도 매일 아침 수영을 거르지 않을 정도로 체력 관리에 철저해 30여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LG전자의 경쟁력 강화에 헌신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신뢰도 따라왔다. 조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단독대표를 맡게 됐는데, '원톱 체제'는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이 대표로 활동했던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구 회장이 신사업을 지속 발굴하고 대형 투자안을 실행하는 데에 꾸준함을 갖춘 조 사장을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사장은 지난해 "2030년 연매출 100조 기업으로 도약하고, 5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재계의 눈은 조 사장의 이후 행보에 쏠린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처럼 꾸준한 성과를 낼 수 있다면 내년 부회장단에 포함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다만 경기 침체와 가전 수요 감소 등을 고려하면 연매출 100조원과 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다. 재계 관계자는 "조 사장이 제시한 '비전 2030'을 이뤄낸다면 LG전자 기업가치의 급상승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조 사장은 해외 주요 기업과의 공동전선을 통해 비전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십수년을 해외에서 보내며 쌓은 노하우를 유감없이 발휘해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CEO 등 초대형 기업 CEO들과 전장·확장현실(XR) 협업을 논의했다. 다음 달엔 사티아 나델라 MS CEO와도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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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대형 협업·계약 소식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B2B(기업간거래) 비중을 늘리고 있는 LG전자에겐 고객사 확보가 필수적인데, 조 사장이 만난 메르세데스-벤츠나 제너럴모터스 등은 전장 분야 핵심 고객사다. 조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 후에도 기자와 만나 "글로벌 IT(정보기술) 업체들이 우리를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