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요셉씨가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사진=오요셉씨 제공
오요셉씨(36·남) 꿈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물류 사업을 하는 것이다. 오씨는 해외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재단에서 일하고 있다. 우선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면서 현지 사정을 익힌 후 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오씨는 17살 때 뇌출혈로 쓰러진 후 뇌병변장애가 생겼다. 왼쪽 팔과 다리가 마비됐다. 여전히 동작이 자유롭지 않다. 버스 탈 땐 꼭 좌석에 앉아야 하고 만원 지하철에선 승객에 밀려 넘어지기도 한다.
장애인개인예산제는 주어진 예산 안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계획해 신청하는 제도다. 건강 상태나 소득 등에 따라 정해진 복지 서비스를 받는 기존 제도와 구별된다.
혼자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했던 박씨는 지난해 4월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을 알게됐다. 장애인콜택시를 타고 이곳 운동실과 수중재활센터에서 꾸준히 운동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요즘은 혼자 등산스틱을 집고 걸어 다닌다. 지난해엔 서울형 모의적용 사업에 참가해 수영심판이 되어 사회에 복귀하고 싶다는 소망도 발견했다.
서울시는 모의사업을 통해 참여자들에게 목표를 설장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까지 지원했다. 모의 적용단계여서 실제 예산은 지급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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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은 모의적용 단계에서 박씨가 희망한 운동재활치료를 위해 자체 예산을 마련해 주 1회 운동재활치료를 지원했다. 박씨는 "할수만 있다면 주5회 운동치료를 받고 싶다"며 "몸이 달라지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김명숙씨가 19일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을 찾았다. /사진=정세진 기자
노재환씨(29)도 서울시 모의적용 사업에 참여하면서 목표가 생겼다. 복지 서비스를 계획하면서 '무엇이 하고 싶고 그것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 고민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지난 3월부턴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몸이 불편한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꿈을 찾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복지관 선생님들과 함께 고민할 수 있어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2026년 전국 시행 앞두고 시범사업 계획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8일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장애인 개인예산제를 8개 지자체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장애인이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 따라 유연하게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2026년에는 전국적으로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서울시와 별개로 모의적용 사업에 이어 2025년 시범사업을 거쳐 전국실행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급여 유연화모델 △ 필요 서비스 제공 인력 활용을 적용해 모의적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급여유연화 모델은 기존 장애인 활동지원 급여의 일부(10% 이내)를 공공서비스(재활, 긴급돌봄 등)나 민간서비스(주택 개조, 주거환경 개선 등)에 쓸 수 있도록하는 모델이다. 필요 서비스 제공 인력 활용 모델은 기존 활동지원 급여의 20% 이내에서 간호사·물리치료사·수어통역사·보행지도사 등의 활동지원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활동지원 인력에 대한 시간당 서비스 지원단가는 지난해 기준 3만1140원 미만으로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