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25일(현지시각) 미 하와이주 라하이나의 말로 거리에 마우이 산불로 불에 탄 나무와 가옥들, 그을린 차량이 그대로 남아 있다. 마우이 카운티는 화재 피해지역인 라하이나의 일부 구역을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번져 라하이나 마을 주민 약 100명이 숨져 하와이 역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를 냈다. /AP=뉴시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앤 로페즈 하와이 법무장관이 발표한 376쪽 분량의 보고서에는 지난해 8월 8일 화재 당일 하와이 전력(Hawaiiian Electric)과 긴급 출동 대원의 통신 녹취록이 포함돼있다. 긴급 출동 대원은 이날 하와이 전기에 전화해 이 회사 전력선 중 하나가 끊겨서 라하이나 근처에서 불이 났다고 말했다.
마우이 화재는 지난 한 세기 동안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산불로 사망자만 최소 101명에 달한다. 1만3000여명의 주민들 중 6000명이 이재민이 됐고, 경제적 피해 규모가 55억달러로 추산된다. WSJ은 이 보고서가 하와이 강풍이 전력선을 망가뜨리며 일파만파로 커진 당시 화재상황을 가장 포괄적으로 설명해준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10일(현지시각) 하와이 라하이나의 건물과 자동차들이 산불로 전소돼 잔해만 남아 있다. 유명 관광지인 라하이나는 이번 산불로 잿더미가 됐고 미국에서 가장 큰 반얀트리 일부도 손상을 입었다./AP=뉴시스
당시 소방 대원들은 강풍으로 산불 규모가 급속히 확산되고 송수관이 파손되자 소화전 대신 개인 물탱크에 의존하는 등 악조건 속에 진화 작업에 나섰다. 전날 마우이 소방서장 브래드 벤츄라는 자체 보고서를 발표하며 "그날 직면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훈련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화재안전연구소(Fire Safety Research Institute)가 마우이 화재 당시 화재예방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조사하는 추가 보고서는 올해 말 하와이 법무 장관실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주류·담배·화기·폭발물 단속국도 마우이 카운티 소방당국의 요청에 따라 화재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별도로 조사하고 있고, 곧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