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8시쯤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덕수궁 모습. 노란 조명과 밤하늘 등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사진=김지은 기자
봄바람이 살랑이던 지난 16일 오후 8시쯤.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덕수궁 석조전에서 만난 50대 박모씨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이날 5개월만에 재개된 덕수궁 특별 프로그램 '밤의 석조전'을 즐기기 위해 광주광역시에서 서울까지 올라왔다.
박씨는 "딸이랑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다"며 "티켓 구하기 너무 힘들었다. 오픈 시간 딱 맞춰서 사이트에 들어가 겨우 예매했다. 하늘의 별따기인데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2024년 밤의 석조전의 경우 한 시간에 18명이 신청할 수 있다. 18일자 오후 6시15분 모두 매진됐다. /사진=김지은 기자
이날 석조전은 클래식 음악에 노란 조명, 분홍색 진달래꽃, 밤하늘 초승달 등이 함께 어우러지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2층 테라스에서는 사람들 웃음과 함께 찻잔을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저기서 "분위기 너무 좋다" 등 감탄이 터져나왔다.
이곳에서 만난 참가자들 다수는 티켓을 구하기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20대 김모씨는 "사전 예매 기간을 놓쳐서 매일 같이 사이트에 접속해 취소 티켓을 찾았다"고 말했다. 연인과 함께 찾은 30대 남성 최모씨도 "중고 사이트에 날짜 양도 티켓이 없는지 계속 확인하고 문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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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덕수궁 내부 모습. /사진=김지은 기자
하루에 오후 6시15분, 6시50분, 7시25분 등 총 세차례만 열린다. 회당 예약 가능 인원은 총 18명. 티켓 전쟁에 성공한 54명만이 하루동안 고궁의 미를 즐길 수 있다.
밤의 석조전은 평상시 일반 프로그램에서 진행하지 않는 이벤트도 제공한다. 석조전 테라스에 앉아 황실 가배(커피), 디저트를 즐길 수 있고 고종과 명성황후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도 관람할 수 있다.
창덕궁 후원, 경복궁 별빛기행…다채로운 봄맞이 궁궐
18일과 19일 창덕궁 후원 특별관람 온라인 예매가 매진행렬을 보였다. /사진=김지은 기자
경복궁 별빛여행은 앞서 3월22일과 지난 12일 1·2차 사전예약을 진행했지만 모두 마감됐다. 하루에 두 차례 열리며 회당 34명만 참여 가능하다. 궁궐의 부엌인 소주방에서 궁중음식을 체험하고 전문 해설사와 북측 권역의 야경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창덕궁 후원(왕실정원) 특별관람 역시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온라인 예매와 당일 현장 발매 모두 각각 하루에 50명까지 가능하다. 상반기(3~6월), 하반기(9~11월)에는 창덕궁 깊숙한 곳에서 수려한 경치를 자랑하는 옥류천을 볼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외 다양한 관람객들이 도심 속 전통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국가 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적극 행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