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키옥시아 "올해 상장 추진"…웨스턴디지털 합병도 계속 검토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4.04.1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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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업체 키옥시아(구 도시바 메모리)가 2024년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적극적인 투자를 준비하겠다는 것인데, 웨스턴디지털과의 합병도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키옥시아 홈페이지/사진=키옥시아 홈페이지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키옥시아의 주요주주인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은 15일 키옥시아의 거래은행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신주 발행과 함께 베인은 보유 주식 중 일부를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키옥시아는 데이터 저장용 낸드플래시 메모리 세계 3위권 업체로 2020년에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 승인을 받았으나 미중 무역 전쟁과 경기 둔화로 마지막 순간에 상장을 포기한 전례가 있다. 당시 시장에서는 키옥시아의 시가총액을 2조엔(약 18조800억원) 이상으로 산정했다. 이번 역시 외부환경에 변화가 발생할 경우, 상장 절차를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

2023년 4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그래픽=윤선정2023년 4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그래픽=윤선정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가 점유율 36.6%로 1위, SK하이닉스가 21.6%로 2위를 차지했다.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일본 키옥시아는 각각 점유율 14.5%, 12.6%로 나란히 3~4위를 차지했다. 양 사가 합병할 경우 합계 점유율은 27.1%로 SK하이닉스를 뛰어넘는다.



키옥시아가 다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1년여에 걸친 반도체 업계 감산으로 고객사의 재고 정리가 진행되면서 키옥시아는 일본 회계연도 시작 월인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2540억엔(약 2조3000억원)의 최종 적자를 기록했던 손익부분도 개선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분기 대비 13~18% 상승할 전망이다. 또한 내년부터 미국 빅테크들이 AI 관련 서비스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에 AI 데이터센터용 낸드플래시 수요가 한층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키옥시아 주주 구성/그래픽=이지혜키옥시아 주주 구성/그래픽=이지혜
키옥시아는 2018년 6월 도시바에서 분리됐으며 2019년 10월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됐다.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의 특수목적회사가 지분 56%, 도시바가 지분 41%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키옥시아에 약 4조원을 투자했다. 이중 2조7000억원은 베인캐피털이 조성한 사모펀드의 출자자로 투자했고 나머지 1조3000억원으로는 도시바메모리가 발행한 전환사채(CB) 인수에 사용했다.

주요 주주인 베인과 도시바는 키옥시아 상장 이후에도 주식을 계속 보유할 예정이다. 주식 가치 희석을 피하기 위해 신주 발행 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옥시아는 닛케이에 "2020년 이후 적절한 시기에 상장하겠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키옥시아는 웨스턴디지털(WD)의 메모리 사업부와 합병을 논의한 적이 있는데, 글로벌 낸드플래시 3·4위인 양 사가 합병해 업계 1위인 삼성전자에 대항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합병하면 양 사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27.1%로 늘어나면서 SK하이닉스(21.6%)를 넘어 삼성전자(36.6%)를 바짝 뒤쫓게 된다.

하지만 키옥시아에 투자한 SK하이닉스의 동의를 얻지 못했을 뿐 아니라 중국 반독점 당국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지난해 10월 협상이 중단됐으며 같은 달 웨스턴디지털은 2024년 하반기 메모리 사업부를 분리하겠다고 발표했다.

키옥시아는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는 한편, 웨스턴디지털의 메모리 사업부와의 합병도 계속 검토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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