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시민들이 쇼핑가를 거닐고 있다. 2024.02.28. /AFPBBNews=뉴스1
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1~3월) 중국 GDP가 잠정 29조6299억위안(570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성장했다고 16일 밝혔다. 시장전망치를 상회하며 연간 목표치(5% 안팎) 달성 전망도 밝게 했다. 정부는 고무된 분위기다. 성라이윈(盛來運) 국가통계국 부국장은 "농업생산이 양호한 가운데 산업생산은 급격하게 증가했고, 서비스업도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 3월 중국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는데, 1~2월 실적인 7.0%는 물론 시장 전망치인 5.4%를 큰 폭으로 하회한 숫자다. 내수경기 바로미터인 소매판매는 3.1% 증가에 그쳐 역시 1~2월 5.5%는 물론 시장 전망치 4.5%를 밑돌았다. 3월 주택가격은 전년비 2.2% 줄어들며 9개월 연속 마이너스. 1~3월 고정자산투자가 예상 대비 소폭 늘어난 게 위안거리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응답 중산층의 절반이 자산보존에 중점을 두고 소비에 보수적으로 돌아섰다는 거다. 연소득 20만 위안(약 3800만원) 이상 가정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투자·소비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전년 대비 10.6%포인트 늘어난 46.1%에 달했다. 투자 태도가 긍정적으로 돌아섰다고 답한 응답자는 9.8%에 불과했다. 2022년의 21.4%에 비해 급감했다.
29일 홍콩 법원으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베이징에 소유한 상업시설이 에스컬레이터 가동이 멈춰서는 등 굳게 폐쇄된 모습이다. 이날 홍콩 법원은 헝다그룹이 실현 가능한 구조조정안을 내놓지 못했다며 국제 채권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헝다그룹 측은 채권단 권익 보장을 전제로 경영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2024.1.29.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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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지출을 유지하는 대목은 자녀에 대한 교육이다. 또 여행에 대한 지출도 가계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했는데, 제로코로나 해금 이후 눌렸던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난 여파다.
실제 부동산 지표는 말 그대로 바닥이다. 이날 발표된 3월 신규 주택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2% 줄었는데, 전월 -1.4%에 비해 낙폭을 키운 것은 물론 시장예상치인 -0.2%도 크게 하회했다. 주택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 0.1%로 반짝 플러스 전환했지만 6월 0.0%를 기록한 이후 다시 마이너스 전환, 9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1~3월 부동산 투자액도 전년비 무려 9.5% 줄었다.
중국 내에선 이날 발표된 GDP 성장률에 대해 경제에 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소비에 기대를 건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루이즈 쿠이즈 S&P(스탠더드앤푸어스) 아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주요 위협은 부동산과 소비의 약세인데, 중국 정치인들은 제조업 투자 촉진으로 이에 대응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과잉생산만 촉진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장이 기대하는 건 가계 가처분소득 증대를 위한 정책이다. 리쉰레이 중타이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저축률과 높은 가계부채의 원인인 GDP 대비 낮은 가처분소득 구조가 중국 경제의 취약 원인"이라며 "지난해 소비는 총 GDP의 54.7%에 불과했는데 이는 선진국과 개도국 대부분의 70~80%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