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질 대로 빠졌나... 증권가 LG에너지솔루션·포스코퓨처엠 주목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4.04.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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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질 대로 빠졌나... 증권가 LG에너지솔루션·포스코퓨처엠 주목


전기차(EV) 전환 시점이 늦춰짐에 따라 배터리 기업들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2차전지주 저가매수를 고려해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389,000원 ▲10,500 +2.77%)포스코퓨처엠 (283,500원 ▼2,500 -0.87%)을 반등에 성공할 종목으로 꼽았다.

16일 증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7000원(1.88%) 하락한 36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포스코퓨처엠은 7000원(2.65%) 떨어진 25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들어서만 각각 14%, 28% 떨어졌다.



2차전지 관련주가 시장에서 소외를 받는 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탓이다. 올해 2월 순수전기차(BE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줄어든 52만대를 기록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의 판매 대수를 포함하더라도 중국은 춘절 영향으로 증가율이 감소했고, 유럽과 미국도 판매량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순수전기차 수요가 둔화하자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에 나섰다. 연초 메르세데스 벤츠는 전기차 전용 라인업인 EQ 브랜드의 부진으로 전동화 전환 시점을 5년 늦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들어서는 포드 등이 신형 전기차 생산을 당초 계획보다 1년에서 2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업황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나, 증권가에서는 실적 개선이 가능한 종목을 중심으로 저점 매수를 노려볼 것을 조언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전망치 추이와 현재까지 발표된 1분기 잠정실적 자료를 고려할 때 올해 1분기는 코스피가 영업이익 기준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2차전지 업종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이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매출액 6조1287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 제시한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인 1234억원을 상회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효과를 톡톡히 봤다.

리튬을 포함한 주요 메탈 가격이 3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는 점도 호재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연초 대비 26% 가까이 상승했다.


원재료 래깅(투입 시차) 효과가 상대적으로 짧은 원통형 배터리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이달 초 테슬라가 신형 모델 3를 출시함에 따라 신차 효과도 기대된다. 늘어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난징공장 일부를 ESS 라인으로 전환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북미 지역의 전기차 판매량은 부진했지만,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한다"며 "미국 내 ESS가 고속 성장하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대응하고 있어 향후 새로운 투자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포스코퓨처엠도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4분기 잡혔던 재고 평가손실액 중 일부분이 환입될 예정이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 가격이 3월 들어 상승세를 보여 분기 말 제품 재고에서 충당금 환입이 기대된다"며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원, 영업이익은 663억원으로 전망치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반기에는 양극재 판가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다. 통상 양극재 가격은 리튬 가격을 2분기가량 후행하는데, 리튬 가격이 3월부터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이르면 3분기부터 양극재 가격은 정상화될 전망이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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