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해외점포수익 10조 돌파…"올해 동유럽·인도 신시장 개척"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2024.04.1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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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해외사업 주요 지표/그래픽=윤선정4대 은행, 해외사업 주요 지표/그래픽=윤선정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해외점포에서 발생한 수익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은행들은 올해도 가계대출 우려 등 제약이 걸린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실적 확대에 나섰다. 특히 동유럽, 인도 등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해외점포에서 발생한 총수익이 지난해 12조9259억원으로 전년(9조5229억원)에 비해 26.3%(3조4030억원) 증가하며 처음으로 10조원대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점포 수익은 해외자산, 해외임직원 수 등과 함께 초국적화지수(TNI)의 주요 산정 기준이다. 금융당국은 2008년부터 TNI 지표를 통해 은행의 국제화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지난해 해외점포 수익이 3조448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2조3269억원) 대비 증가율도 48.2%(1조1219억원)로 가장 컸다. 해외임직원도 1만283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도네시아 KB뱅크, 캄보디아 KB프라삭은행 등 현지 은행들을 연달아 인수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해외점포 수익은 2조9510억원으로 전년(2조573억원)에 견줘 43.4%(8936억원) 증가했다. 다만 높은 증가율에도 4대 은행 중 수익규모로는 가장 적었다. 대신 총자산 중 해외자산 비중은 11.52%(52조7863억원)으로 가장 높고 해외임직원이 8925명으로 많은 편이라 국내 은행권 중 유일하게 TNI 20%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해외점포 수익이 29.9%(7839억원) 증가한 3조4092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수익 중 해외수익 비중이 9.08%로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은 해외점포 수익이 24.0%(6036억원) 증가한 3조1169억원을 기록했다. 적은 해외임직원(2928명)으로 '가성비 좋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TNI는 12.67%로 가장 낮았다.

4대 은행, 초국적화지수/그래픽=윤선정4대 은행, 초국적화지수/그래픽=윤선정
전반적인 글로벌 실적과 지표 개선에 힘업어 4대 은행의 TNI 지수는 지난해말 기준 평균 17.17%로 전년말(16.08%)보다 1.09%P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은행들은 글로벌 사업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가계대출 우려 등 국내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은 탓이다. 특히 동유럽과 인도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헝가리에 부다페스트 사무소를 개설했다. 세계 4위의 배터리 생산기지인 헝가리는 최근 2차전지가 떠오르며 해외 자본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국민은행도 지난달 폴란드 페카오은행(Bank Pekao)과 코리아데스크 설치 계약을 체결해 곧 직원을 파견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인도 시장 확대에 나섰다. 최근 신한은행은 인도 학자금 대출 기업 'HDFC 크레딜라'와 약 1억8000만 달러의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은행도 성장 가능성이 큰 인도에 지점을 확충할 예정이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최근 글로벌그룹장을 교체하며 글로벌 부문 쇄신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정기인사 후 불과 3개월만의 원포인트 인사다.

금융당국도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3월 3박4일 일정으로 4대 은행을 비롯한 국내 은행 관계자들과 폴란드를 찾아 국내 금융사의 폴란드 진출 및 현지 사업 확대를 독려했다. 아울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다음달 KB금융, 신한금융 등과 함께 뉴욕 IR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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