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여과기 국산화' 이노셉, 혈액 투석용 중공사막 특허 획득

머니투데이 이두리 기자 2024.04.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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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셉의 장경훈 대표(사진 오른쪽)와 이수한 대리가 제품을 검수하고 있다/사진제공=이노셉이노셉의 장경훈 대표(사진 오른쪽)와 이수한 대리가 제품을 검수하고 있다/사진제공=이노셉


"현재 우리나라는 혈액여과기의 100%를 수입에 의존 중입니다. 이에 따른 경제적 부담은 환자와 국가가 지고 있죠.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인해 해를 거듭할수록 말기 신장 질환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한시라도 빨리 혈액여과기를 국산화해야 합니다."

장경훈 이노셉 대표는 "최근 '혈액 투석용 이중층 중공사막 및 이의 제조 방법'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며 "이 특허는 혈액 투석용 중공사 멤브레인의 제조 방법에 대한 기술로, 혈액여과기 국산화를 위한 중공사 멤브레인 제조에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신장은 혈액 속 요독을 제거하며 체내 수분을 조절하는 장기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혈액 속 노폐물과 잉여 수분이 배출되지 않고 체내에 저류된다. 말기 신부전증 환자들은 생존을 위해 혈액 내 노폐물 제거가 필요한데 이때 가장 많이 쓰이는 치료법이 혈액 투석이다.

장 대표는 "혈액 투석은 주로 혈액여과기를 사용한다"면서 "혈액여과기는 혈액을 정화하는 일종의 필터"라고 설명했다. 그는 "혈액여과기는 만 가닥가량의 중공사막으로 이뤄져 있다"며 "중공사막은 중간이 빈 원통형 구조를 갖는 실"이라고 했다. 이어 "혈액이 이 원통형 실 안을 지나가고 투석액은 원통 바깥으로 흐르면서 요독증 물질을 걸러준다"고 했다.



그런데 제아무리 혈액여과기라도 신장 기능을 100% 구현할 수는 없다고 장 대표는 말했다. 그에 따르면 기존 혈액여과기는 필터가 너무 촘촘해 크기가 큰 요독증 물질을 걸러주지 못한다. 또 어떤 제품은 필터가 너무 듬성듬성해 요독은 잘 걸러주지만, 혈액 내 필수 단백질(Albumin)까지 같이 내보낸다는 게 문제다. 혈액 여과 기술에서 가장 핵심은 요독증 물질은 잘 내보내면서 필수 단백질은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것이라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장 대표는 "당사는 자체 연구·개발(R&D)로 특별한 제조 방법과 레시피를 개발, 이를 통해 필터의 기공 크기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중공사막 내부 표면의 기공 크기는 요독을 원활하게 내보낼 수 있게 만들면서 필수 단백질은 빠져나가지 않게 하고, 외부 표면의 기공은 크게 키워 요독을 바깥으로 잘 내보내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며 "비대칭 삼중 구조로 최적의 혈액 투석 성능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이노셉은 혈액여과기 국산화에 매진할 방침이다. 2025년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혈액 투석뿐만 아니라 역삼투, 기체 분리, 액체 분리, 정수 등에도 활용 가능한 중공사 멤브레인을 기반으로 타 분야 사업 확장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장 대표는 "이노셉은 혈액여과기 국산화를 넘어 이식·부착형 인공신장기 개발 및 상용화를 최종 목표로 한다"고 했다. 이어 "혈액 투석 환자는 주 3회, 회당 4시간씩 투석을 받아 물리적으로 제약이 많다"며 "이식·부착형 인공신장기 개발로 혈액 투석 환자에게 자유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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