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쇼크'에 고환율까지..물가·수출 韓 경제 불확실성 커졌다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2024.04.1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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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뉴스1) = 이란이 13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공격으로 드론과 순항·탄도미사일 등을 쏘며 공습을 감행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지 12일 만이다. /사진 =뉴스1 제공.(로이터=뉴스1) = 이란이 13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공격으로 드론과 순항·탄도미사일 등을 쏘며 공습을 감행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지 12일 만이다. /사진 =뉴스1 제공.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습으로 국제유가 상승이 가팔라질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 후퇴로 원/달러 환율은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유가·고환율 현상은 경제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수입 원자재 가격을 밀어 올려 무역수지를 악화시키고 기업의 생산원가를 높인다. 최근 훈풍을 맞았던 수출을 제한할 요인이다.



100불 바라보는 유가
이란은 13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을 향해 수십 대의 무장 무인기(드론)와 미사일 공습을 개시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지 약 2주 만이다.

중동 지역의 확전은 국제유가를 밀어 올릴 요인이다. 국제유가는 연초부터 강세를 지속하며 두바이유·브렌트유 가격이 최근 배럴당 9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이외 △산유국 협의체 오펙플러스(OPEC+)의 감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석유 인프라 공격 △미국 휘발유 가격 급등 △ 중국·인도 등 원유 수요회복 기대 등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중동 불안에 따라 국제유가의 추가적인 단기 급등 가능성이 있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당분간 국내 기름값의 오름세가 전망된다.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4월 둘째 주 기준 휘발유의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ℓ)당 1673.3원으로 전주 대비 26.3원 상승했다. 경유의 평균 판매가격은 1551.3원으로 11.1원 올랐다.

기름값 상승은 운송비 등 부담을 늘려 물가를 들어 올리는 요인이다. 정부가 이달 말로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휘발유 25%·경유 37%)를 6월 말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덮치면서 수입물가도 자극하고 있다.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은 1375.4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고점을 경신하며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든 영향이다.

유가가 오르면 공공요금도 변수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구매하는 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이 유가 상승 영향을 받아 높아지면 재무 구조상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하반기에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재무 상황, 국제연료 가격 등을 고려해 전기·가스요금 추가 인상을 검토한다.

정부의 물가안정 목표도 위태롭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가가 더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망 경로(2.3%)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유가에 고환율까지, 수출동력 제한
유가 상승은 우리나라의 수출 흐름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가 40%에 가까운 상승세였다.

문제는 고유가가 국내 수출업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무역 구조상 항공·해운 등 물류업을 비롯해 자동차·조선·철강 등 업종에서도 물류비와 함께 생산 원가가 치솟는다. 또 지정학 갈등으로 무역 항로가 제약되면 수출 동력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겹치면 원재료 도입 비용은 커져 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된다. 과거 환율 상승이 수출 단가를 높여 호재라는 분석이 있었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과 겹치면 얘기가 다르다.

지난해 중기중앙회가 수출 중소기업을 설문조사한 결과 영업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적정 환율은 1262원이었다. 현재 수준보다 100원 넘게 낮다. 여기에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까지 현실화하면 기업의 생산원가 부담은 더욱 커진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단을 열어두고 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및 실물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어 중국 경기 및 위안화 향방이 환율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또한 미국 국채 입찰도 예정된 만큼 결과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원/달러 환율에 추가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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