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싸 설상가상' 고우석, 더블A 무대 첫 패배까지 떠안았다... KKK도 빛바래+수비 도움까지 못 받아 '불운'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 2024.04.1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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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고우석.


고우석(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마이너리그 더블A 무대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쉬웠던 두 번째 등판에 이어 설상가상, 세 번째 등판에서도 실점하며 첫 패전의 멍에까지 쓰고 말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더블A 팀인 샌안토니오 미션스 소속의 고우석은 12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넬슨 울프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노스웨스트 아칸사스 내추럴스(캔자스시티 로열스 산하 더블A 팀)와 2024 미국 마이너리그 홈 경기에 구원 등판, 2이닝 3피안타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흔들렸다.



아직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고우석은 마이너리그에서 첫 패배를 기록했다. 2경기 연속 실점한 가운데, 고우석의 더블A 무대 평균자책점은 9.00에서 6.75까지 낮아졌다.

고우석은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9회초 샌안토니오 미션스 소속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출발은 삼자 범퇴로 완벽했다. 선두타자 리오넬 바렐라를 상대로 초구 높은 볼과 2구째 낮은 볼을 뿌린 뒤 3구째 한가운데로 살짝 낮게 스트라이크 변화구를 하나 꽂았다. 4구째는 몸쪽에서 살짝 벗어난 볼. 그리고 5구째 변화구로 바렐라의 헛스윙을 유도한 뒤 6구째 재차 같은 코스로 속구를 뿌리며 바렐라의 방망이를 헛돌게 만들었다.



다음 타자는 하비에르 바즈. 좌타자인 바즈를 상대로 고우석은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살짝 묻는 속구 스트라이크를 하나 던진 뒤 2구째 재차 존 안으로 체인지업을 뿌리며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2아웃. 계속해서 다음 타석에 역시 좌타자인 페이튼 윌슨이 섰다. 초구 속구 파울 이후, 2구째는 바깥쪽으로 크게 빠 진 볼을 하나 던졌다. 3구째는 몸쪽 낮은 코스로 속구를 잘 던졌으나 파울이 됐다. 그리고 4구째 커브와 5구째 브레이킹 볼을 모두 몸쪽 낮은 코스로 구사한 고우석. 결국 6구째 바깥쪽으로 낮게 던진 회심의 속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며 또 한 번 삼진을 잡아냈다. 마이너리그 공식 홈페이지 MiLB.com 게임데이 중계상에는 스트라이크 존에서 아주 살짝 벗어난 것으로 나왔으나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타자 역시 아무런 항의의 뜻을 표하지 않은 채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고우석의 마이너리그 프로필. /사진=마이너리그 공식 홈페이지고우석의 마이너리그 프로필. /사진=마이너리그 공식 홈페이지
이어 여전히 두 팀이 점수를 뽑지 못한 가운데, 고우석은 주자를 2루에 두고 시작하는 연장 10회초 승부치기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마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아쉽게 고우석이 흔들리고 말았다. 선두타자 개빈 크로스가 고우석의 한가운데에서 다소 낮은 코스의 공을 받아쳐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팽팽했던 두 팀의 '0'의 균형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샌안토니오 좌익수가 뒷걸음질을 치면서 잡을 수도 있는 듯 보였으나, 아쉽게 놓치고 말았다. 타구가 바람을 타면서 당초 좌익수가 예상했던 포구 지점보다 더 멀리 뻗어나간 듯 보였다. 고우석 입장에서는 불운이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다음 타자는 케이덴 왈라스. 하지만 고우석이 초구부터 폭투를 범하며 이 사이 2루 주자인 크로스가 3루에 안착했다.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한 고우석. 2구째는 몸쪽 깊숙한 볼. 3구째는 비교적 가운데로 몰린 공이 파울로 연결됐다. 그리고 왈라스가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한가운데로 몰린 변화구를 공략해 좌전 적시타를 작렬, 3루 주자 크로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점수는 0-2가 됐다.


2연속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흔들린 고우석은 다음 타자 조쉬 레스터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초구와 2구째(커브) 바깥쪽으로 볼을 뺀 뒤 3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살짝 걸치게 던졌으나 레스터가 잡아당겼다. 타구는 크게 바운드된 이후 점프한 1루수의 키를 넘겨 글러브로 걷어내려 한 2루수까지 통과해 우익수 앞으로 굴러갔다. 2루수가 글러브를 들어올리면서 잘 잡아냈다면 충분히 아웃시킬 수 있는 타구였으나, 포구에 실패한 게 아쉬웠다. 이 역시 고우석으로서는 불운이라 할 수 있었다.

샌디에이고의 고우석. /사진=뉴스1샌디에이고의 고우석. /사진=뉴스1
3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한 고우석. 그렇지만 이후 고우석은 다시 좋은 볼을 던지며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초구에 번트를 시도하던 루카 트레쉬를 파울로 유도한 뒤 2구째 한가운데에 스트라이크를 꽂았다. 트레쉬가 번트를 시도하는 척하다가 배트를 순간적으로 빼버렸다. 그리고 3구째. 몸쪽으로 커브를 던지며 중견수 플라이 아웃시켰다. 계속해서 다음 타자 리버 타운을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3루수 직선타로 처리한 고우석. 이어 기민하게 2루로 뿌렸으나 더블플레이로 연결하진 못했다. 끝으로 고우석은 조 그레이 주니어를 삼구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날 자신의 투구를 모두 마무리 지었다. 초구 커브를 스트라이크로 꽂은 뒤 2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리고 3구째 한가운데에서 뚝 떨어지는 커브를 뿌리며 삼진을 잡아낸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고우석이 연장 10회초 2점을 헌납한 가운데, 샌안토니오는 이어진 연장 10회말 허무하게 세 타자가 범타로 물러나며 결국 0-2로 패하고 말았다. 고우석은 패전 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고우석에게 아쉬운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있다. 고우석은 지난 6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더블A 아마릴로 소드 푸들스를 상대로 더블A 무대에서 처음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고우석은 팀이 12-5로 앞선 9회말 구원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피안타 없이 경기를 마무리 지으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에 메이저리그 콜업을 향한 기대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8일 같은 팀인 아마릴로 소드 푸들스와 2024 미국 마이너리그 더블A 원정 경기에 구원 등판, 1이닝 동안 4피안타 2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리고 3일 휴식 후 4일 만에 마운드에 다시 올랐으나 깔끔하게 2이닝을 책임지지 못하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고우석은 더블A 3경기에 출장해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75, 4이닝 동안 7피안타 4실점(3자책) 7탈삼진 무4사구 피안타율 0.389,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75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샌디에이고의 고우석. /사진=뉴스1샌디에이고의 고우석. /사진=뉴스1


고우석은 2025시즌에는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이 있지만, 올 시즌에는 거부권이 없다. 고우석은 시범경기에서 부진하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시범경기 6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12.60(5이닝 9실점 7자책)을 마크했다. 지난달에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서울시리즈 일정에 동행했지만, 끝내 개막 로스터(26인)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특히 친정팀인 LG 트윈스와 스페셜 매치에서는 팀이 5-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결국 사령탑인 마이크 쉴트 감독은 고우석을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서울시리즈 당시 쉴트 감독은 "저 역시 투수진을 꾸리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었다. 불펜 투구를 지켜보면서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번 서울시리즈에 동행한 샌디에이고 선수단은 총 31명. 그렇지만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건 26명뿐이었다. 결국 5명이 탈락했는데, 그중 한 명이 고우석이었던 것이다.

샌디에이고의 고우석이 1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샌디에이고의 고우석이 1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샌디에이고의 마이크 쉴트 감독. /사진=뉴시스샌디에이고의 마이크 쉴트 감독. /사진=뉴시스
쉴트 감독은 "고우석의 시즌 출발은 늦겠지만, 이제는 다음 경기를 기약해야만 한다"며 "아직 빌드업이 충분하게 되지 않았다"고 고우석을 엔트리에서 제외한 직접적인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지만 향후 시즌에 돌입하면 저희 팀에 많은 기여를 할 거라 생각한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여기서 쉴트 감독이 설명한 빌드업이란, 결국 준비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평소 시즌보다 아무래도 빠르게 몸을 끌어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위력적인 정상 투구를 펼칠 수 없는 것으로 본 것이다.

이어 '고우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는가'라는 질문에 "계속해서 열심히 하라고 했다. 저와 코칭스태프에서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고우석에게 있어서 적응 기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다. 지금까지는 잘해주고 있다. 그렇지만 좀 더 개선할 점이 많다. 계속해서 투구 훈련에 임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끌어 올린 뒤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더블A 무대에서 첫 경기를 잘 소화했으나, 이후 2경기에서 흔들린 고우석. 과연 고우석이 과연 언제쯤 메이저리그 콜업을 받을 수 있을지, 한국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
샌디에이고 고우석. 샌디에이고 고우석.
샌디에이고 고우석. 샌디에이고 고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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