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원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이모씨(67·여)는 얼마 전 친구들과 꽃놀이를 다녀왔다. 화사한 봄꽃에 눈길이 사로잡혀 오랜만에 많이 움직였더니 무릎이 붓고 시큰한 통증이 느껴졌다. 며칠이 지나도 움직일 때면 무릎 주변에 통증이 지속돼 병원을 찾은 이씨는 무릎에 찬 물을 빼고 '연골주사'를 맞아야 했다. 한동안 괜찮은 것 같던 무릎 관절염이 또 말썽을 부린 것이다.
봄철이면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도 덩달아 증가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시기상 3~5월 무릎 관절염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추운 날씨로 움직임이 감소해 근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봄을 맞아 야외 활동이 급격히 늘면 무릎에 탈이 나기 쉽다.
하지만 지속적인 관리에도 통증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약간의 통증만 있을 뿐 걷는 데는 지장 없는 초기 관절염이라면 약물과 연골주사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하고 관절염 진행을 늦출 수 있다. 계단이나 경사진 곳을 걸을 때 통증이 있거나 연골 마모로 인해 비정상적인 뼈가 자라면서 무릎 통증이 잦고 평지를 걸을 때도 아픈 2~3기 중기 관절염이라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연골 손상이 심하고 무릎 관절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는 손상 부위를 제거하고 특수 제작된 인공관절로 대체해주는 인공 무릎관절 치환술을 시행해야 한다. 수술 시 수혈은 여러 부작용과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수혈 없이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무릎 통증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실내 자전거 타기, 걷기 운동 등의 운동을 통해 무릎 주변의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도움 된다. 관절염 환자는 운동하면 관절염이 더 악화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말기 관절염이 아니라면 실내에서 가벼운 근력 운동을 해주는 것이 무릎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근력이 약한 분이라면 의자에 앉아 발목에 물병이나 무게가 있는 베개 등을 올려 두고 버티는 등의 간단한 근력운동도 근육량을 유지하고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