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캐즘' 영향권 ... AMPC 증가세 꺾였다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4.04.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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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IRA AMPC 추이/그래픽=김다나LG에너지솔루션 IRA AMPC 추이/그래픽=김다나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AMPC(생산세액공제)에 힘입어 LG에너지솔루션이 받는 혜택 금액이 올 1분기 처음으로 전 분기 대비 둔화됐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로 인해 미국 공장의 생산량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분기 AMPC 혜택을 1889억원으로 산정했다. 잠정 영업이익은 1573억원으로, AMPC를 제외하면 사실상 31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 내내 증가하던 AMPC는 이번에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분기 1003억원, 2분기 1109억원의 AMPC 혜택을 받았다. 3분기엔 2배 가까이 늘어난 2155억원, 4분기엔 2500억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엔 직전 분기 대비 24% 줄어들었다. AMPC는 미국 내에서 생산 및 판매한 배터리 셀과 모듈에 일정액의 보조금(셀 35달러/kWh, 모듈 10달러/kWh)을 받을 수 있는 법 조항이다. 따라서 AMPC가 줄었다는 건,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내 배터리 생산과 판매 역시 둔화됐다는 뜻이다.

최소 2000억원대의 AMPC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시장의 예상치도 밑돌았다. 삼성증권은 지난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판매량이 5.1GWh(기가와트시) 수준일 것으로 분석하며 AMPC 2375억원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판매량은 4.0GWh에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와 증권가는 제너럴모터스(GM)향 판매량이 줄어든 탓이라고 분석한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소형 전기차 볼트의 단종을 선언했다가 리튬인산철(LFP) 를 탑재한 신형 볼트를 개발 중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에 대해 "북미 고객사의 일부 차종 단종에 따른 생산라인 전환 효과가 예상보다 컸으며, 신규 공장 '램프업 효과'(생산능력 증대효과)는 예상보다 작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AMPC 둔화세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고, 북미 시장에 투자를 지속하겠단 전략이다. GM과 2번째 합작공장인 얼티엄셀즈 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AMPC도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얼티엄셀즈 2공장은 지난 2일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 4일엔 신규 단독공장 착공 계획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신제품 46파이 배터리와 LFP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을 위한 미국 애리조나 단독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다만 전기차 전방 수요 둔화가 확인된 점은 변수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 1분기 매출은 6조1287억원, 영업이익은 157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29.9%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75.2% 감소하며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로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피하기 어렵단 시각이 지배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글로벌 배터리 업계 역시 당분간 실적 부진은 피하기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인 시장 성장성에 대한 평가는 굳건하다"며 "일시적인 업황 침체의 시기에도 압도적인 기술 리더십 확보와 고객가치 차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공장 현황/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공장 현황/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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