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23년 택배 사업 매출 추이/그래픽=윤선정
10일 물류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지난해 3000만 박스의 알리 물량을 처리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분기에만 알리 물량 1400만박스를 처리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월 평균 500만~600만 상자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알리의 한국산 상품 채널인 케이베뉴(K-Venue)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월 800만 상자까지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진이 운송을 맡고 있는 테무 역시 국내에서 빠르게 물동량을 늘리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테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830만명으로 전달에 비해 40%가량 늘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기존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내다본다. 주계약 변경 시 물류설비, 전산시스템 등 인프라를 새로 구축해야 해 준비 기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기존 계약 연장에 힘이 쏠리기도 한다. '도착 보장 서비스' 등을 원활히 제공하고 택배 배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통제하려면 변경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의 공격적인 영업이 예상되지만 소형 택배에 특화한 MP(멀티포인트), 메가 허브 터미널의 경쟁력, 통관 시스템을 보유한 CJ대한통운의 경쟁력을 따라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알리는 CJ대한통운과 우호적인 관계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CJ대한통운과 한진은 물류량 처리 능력 확대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 중국발 직구 물량의 99%가 인천항·평택항·인천공항을 통과한다. 이곳을 지나는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CJ대한통운은 인천국제특송센터(ICC)를, 한진은 인천공항 국제물류센터(GDC)를 각각 두고 있다. 두 회사는 이들 터미널의 물류 처리 능력을 2~3배 높일 계획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택배 업체 입장에서는 국내 이커머스 물량을 중국계 이커머스 물량으로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며 "중국발 이커머스는 물건당 단가가 저렴해 소비되는 품목 개수는 많으므로 택배 업체가 처리하는 물량 자체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