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에코프로, 첫 북미공장 속도조절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4.04.0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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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2026년 상반기→2027년으로

지난해 8월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 산업단지 내 양극재 공장 건설 부지에서 SK온, 포드, 에코프로비엠 3사 대표 인사들과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에코프로비엠지난해 8월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 산업단지 내 양극재 공장 건설 부지에서 SK온, 포드, 에코프로비엠 3사 대표 인사들과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에코프로비엠


양극재 생산기업 에코프로비엠이 완성차 기업 포드, 배터리 기업 SK온과 북미 지역에 건립하기로 한 공장의 양산 시점이 미뤄졌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배터리 원재료인 양극재 생산 속도도 조절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코프로비엠은 자회사 에코캠캐나다에 예정했던 1177억원 출자 시점을 지난달 말에서 오는 12월 말로 연기했다. 북미지역 내 첫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집행을 약속했던 자금이다.



앞서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8월 포드, SK온과 함께 캐나다 퀘백에 연산 4만5000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에코캠캐나다가 공장을 운영하고 포드, SK온이 지분을 투자하는 형태다. 3사는 북미시장에서 소재(양극재)-부품(배터리)-완제품(전기차)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강화하고, 배터리 핵심 소재의 안정적 공급 및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북미지역의 전기차 시장은 침투율이 10%에 불과해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지역이다.

에코프로비엠이 북미공장 자금 집행을 늦춘 것은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수요 침체) 현상의 여파로 풀이된다. 작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얼리어답터의 구매 종료,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수요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전년대비 올해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이 16.6%로, 작년보다 16.9%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포드도 최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트럭 등 2025년으로 계획했던 일부 전기차의 출시 시기를 1~2년 연기한다고 했다. 주주들 사이에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돼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단 비관론이 커지자, 생산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전기차 안에 들어가는 부품, 소재 등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앞서 존 롤러 포드 CFO(최고재무책임자)도 지난해 실적 발표에서 "신규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시설 투자 일부를 연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 공장에서 목표하는 양극재 양산 시점도 1년 가량 늦춰졌다. 당초 양산 목표가 2026년 상반기였는데, 2027년으로 조정된 것이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맞춰 합작공장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며 "자금 집행도 이 흐름에 맞춰 미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경된 계획(양산 2027년)대로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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