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인건비'…맛집과 협업·레시피도 바꿔, 진화하는 급식 업계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4.04.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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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웰스토리가 선보인 공수절감 메뉴 레시피 솔루션' 가이드북 자료사진./사진=삼성웰스토리삼성웰스토리가 선보인 공수절감 메뉴 레시피 솔루션' 가이드북 자료사진./사진=삼성웰스토리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점심값 부담'이 커지면서 급식 업계가 주목 받고 있다. 급식 업계는 특히 조리 단가를 낮추면서도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으로 맛집과 협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급식 업계는 조리 과정을 최소화 하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간편 조리식을 활용하고 레피시(조리법)를 개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식자재 케이터링(급식) 고객사에 적은 인력으로도 빠르게 메뉴를 조리할 수 있도록 '공수절감 메뉴 레시피 솔루션' 가이드북을 제작해 공급했다. 주요 내용은 전처리 작업이 필요 없어 조리 효율이 높은 반조리 상품을 활용한다는 내용이다. 급식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메뉴 150종을 선정하고 메뉴 완성까지 필요한 조리 단계를 평균 50% 줄인 레시피를 개발했다.



삼성웰스토리가 자체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약 75%의 고객사가 인력난을 겪고 있으며 특히 직무 숙련도가 높은 근로자 채용은 더욱 어렵다고 응답했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고객의 인력난 해소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레시피 개발에만 1년 이상 걸릴 정도"라고 말했다. 레시피에는 한식부터 중식, 일식, 양식, 일품 메뉴 등이 담겼다.

급식 업계는 유명 맛집과 협업한 간편 조리식을 선보이고 있다. 급식 업계는 인건비와 재료비 등 인플레이션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맛과 비용 감소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논의가 시작된 최저임금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 급식 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급식 업계 관계자는 "제공 업체나 고객들도 모두 만족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종합식품기업 '이연에프엔씨'의 브랜드 한촌설렁탕./사진=이연에프엔씨종합식품기업 '이연에프엔씨'의 브랜드 한촌설렁탕./사진=이연에프엔씨
종합식품기업 '이연에프엔씨'는 자사 설렁탕 프랜차이즈 브랜드 한촌설렁탕의 주요 메뉴를 급식으로 제공했다. 지난달 이연에프엔씨는 아워홈이 운영하는 주요 기업 급식장에 한촌설렁탕의 주요 메뉴인 '설렁탕'과 '떡갈비 스테이크', '소꼬리찜', '석박지' 등을 급식 메뉴로 공급했다. 직장인들을 겨냥해 한촌설렁탕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자 가맹점 외 식품 공급 확대를 위한 것이다.



일산의 대표적인 부대찌개 맛집 '9라파 부대찌개'도 단체급식 브랜드 '본우리집밥'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본그룹 구내식당에 메뉴를 선보였다. 본우리집밥의 경우 '브랜드 데이' 행사의 일환으로 다양한 식품기업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이번에는 해물채수를 바탕으로 담백한 육수와 프리미엄 저염 햄소시지가 들어간 9라파 부대찌개의 메인 메뉴가 제공됐다.

베이글 맛집으로 알려진 코끼리베이글은 지난 해 CJ프레시웨이와 손잡고 고객사 사내카페에서 대표 메뉴들을 선보인 바 있다. 코끼리베이글의 인기 메뉴인 플레인, 버터솔트, 크림치즈생크림 등 7종의 메뉴를 판매해 MZ세대(1980~2000년생) 직원들의 이용 만족도를 높였다.

조리 인력 비용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급식 업계는 이 같은 간편조리 방식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급식업체 입장에선 인기 맛집 메뉴 제공이 급식 질을 높이고 차별화 전략을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메뉴를 제공하는 외식 브랜드 역시 새로운 고객들에게 맛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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