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사진=KT 위즈
포수 마스크를 쓴 강백호(25·KT 위즈)를 조금 더 자주 볼 수 있을까. 순간순간 보여주는 센스에 결정권자인 이강철(58) KT 감독의 마음도 조금씩 흔들렸다.
이강철 감독은 3일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릴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강백호의 포수 전향 가능성을 다시 질문받았다.
이때를 떠올린 이강철 감독은 "대전 경기 끝나고 다들 잘 어울린다고 했다. (강)백호 자체는 이미 자기가 (포수를) 하겠다고 했다. 외야로 가라면 가고 1루도 하고 아무거나 시키면 다 하겠다고 했다"며 "난 백호가 수비를 나가면서 웃는 모습은 처음 봤다. 수비 나갈 때나 들어올 때 항상 긴장하는 모습이었는데 웃으면서 들어오더라"고 미소 지었다.
KT 강백호가 31일 한화전에서 8회말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티빙(TVING) 중계화면 캡처
이미 농담으로나마 포수 강백호의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있는 이 감독이다. 그 계기는 올 시즌 세계 최초로 프로 1군 무대에 도입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였다. 일명 로봇 심판이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하게 되면서 포수에게 요구되는 프레이밍 기술이 크게 의미가 없어졌다. 송구는 뛰어난 어깨로 입증이 됐고, 볼 배합과 포구도 경험만 쌓이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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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이 감독은 ABS와 관련해 "결국 이제는 프레이밍이 필요 없는 것 같다. 블로킹 잘하고 송구 잘하는 포수가 1등 아닌가. 이제 어떻게 잡는지는 의미 없다"면서 "그럼 (강)백호를 (포수) 시켜야 하는데"라며 "ABS 체제에서는 그냥 잡기만 하면 된다. 프레이밍은 안 해도 된다. 네가 포수를 본다고 하면, (김)준태와 (강)현우는 집에 간다고 할지도 모르겠는데(웃음). 백호야. 한번 생각해보자. 굿 아이디어 아니냐?"고 말한 바 있다.
포수 전환도 긍정적으로 바라본 건 갈수록 변화하는 강백호의 태도에도 있었다. 이 감독은 "사실 2스트라이크 이후 콘택트하는 것(팀 배팅)도 필요하다고 타격코치를 통해 많이 부탁했었다. 2스트라이크 이전에는 자기 스윙해도 좋은데 이후에는 (뒤 타선으로) 연결해 줘야 할 때도 있다. 그런 식으로 조금씩 많이 바뀌는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상대 투수들도 그럼 곤란해진다. 어제(2일) 경기도 볼넷으로 걸어 나간 것이 컸다"고 흡족해했다.
한편 KT는 배정대(중견수)-천성호(2루수)-멜 로하스 주니어(좌익수)-강백호(지명타자)-황재균(3루수)-장성우(포수)-조용호(우익수)-문상철(1루수)-김상수(유격수)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엄상백.
이에 맞선 KIA는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우익수)-김선빈(2루수)-서건창(1루수)-김태군(포수)-최원준(중견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은 제임스 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