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보다 못하네" 욕해도…티빙, 야구중계로 3월 신규설치 1.5배 '쑥'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2024.04.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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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월간 신규설치 건수/그래픽=이지혜티빙 월간 신규설치 건수/그래픽=이지혜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티빙이 프로야구 중계 독점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3월 티빙 신규 다운로드 건수가 대폭 증가한 것. 미흡한 서비스 운영과 공짜로 보던 야구를 유료로 만들었다는 질타를 받고 있지만, 기존 2배 값을 치르고 중계권을 획득한 게 옳았음을 증명받았다.

3일 모바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티빙 앱을 신규설치한 사용자는 71만2644명이었다. 지난 2월(46만6350명) 대비 1.5배 증가했다. 지난해 3월(28만7951명)과 비교하면 2.5배 늘었다. 티빙 서비스 시작 이래 최대치다.



월간 활성 사용자(MAU)도 늘었다. 지난 3월 티빙 MAU는 690만명으로 2월보다 29만명 늘었다. 신규설치 사용자의 대부분이 활발하게 티빙 앱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성과는 지난 3월부터 시작한 티빙 프로야구 중계 덕분이다. 티빙은 연간 400억원을 들여 2026년까지 KBO 리그 뉴미디어 생중계권을 독점 획득했다. 기존 2배 값이다. 여기에 월 5500원의 저렴한 광고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시너지를 발휘했다.



프로야구 중계 효과는 티빙 일간 신규설치 건수가 증명했다.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된 지난달 9일 티빙 신규설치 건수는 7만659건, 정규리그가 시작된 23일은 6만7782건이다. 평소 일간 신규설치 건수는 1만~2만건대 수준이다.

티빙 일간 신규설치 건수/그래픽=이지혜티빙 일간 신규설치 건수/그래픽=이지혜
미숙한 운영과 시스템 오류 등으로 혹평을 받고 있지만, 티빙이 기대한 규모의 사용자 증가가 나타난 셈이다. 선수욕·감독욕을 하면서도 경기장을 찾는, 충성도 높은 야구팬들의 덕을 본 것이다. 티빙은 시범경기 중계자막에서 2루로 뛰어들어오는 주자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로, 선수 등번호를 타순으로 착각해 '22번 타자'로 표시하는 등 야구 룰조차 숙지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야구팬들의 원성을 샀다. 미디어데이 송출이 중단되는가 하면, 개막 이틀 차인 지난달 24일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중계는 9회초부터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인력을 확충하고 팬들의 피드백을 수용하며 조금씩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 하이라이트 편집 지점을 정해주거나 자막 내용을 알려주는 댓글을 그대로 수용하며 '성장형 편집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야구팬들은 아직 티빙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 정규리그가 개막한 지난달 23일 이후 티빙은 프로야구 경기가 있는 날에는 190만~200만명의 사용자를 유지하고 있다. 야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 사용자는 약 150만명이었다.


문제는 아직 진짜 '유료' 중계가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티빙은 오는 30일까지 프로야구 중계를 무료로 제공한다. 5월부터는 최소 5500원을 내야한다는 의미다.

티빙은 프로야구 중계를 위해 △5시간 전까지 돌려 볼 수 있는 '타임머신' △4개 경기까지 동시에 볼 수 있는 '시청 멀티뷰' △최대 접속 5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티빙톡' △실시간 문자 중계 △개인화된 '푸시 알림' △중계 사운드만 청취할 수 있는 '오디오 모드' 등 새 기능을 준비했다. 유료 서비스만의 가치를 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아직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호평보다 미숙한 운영에 대한 지적이 더 많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가 개선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티빙 중계에 불만을 가진 야구팬들이 많다"며 "구독료의 가치를 증명하지 않으면 사용자를 잃는 것은 한순간이 될 것"이고 지적했다.

/사진=티빙/사진=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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