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대만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아파트 바닥 타일이 부서졌다. (오른쪽)지진의 여파로 타이베이의 모노레일이 부서진 모습./ 사진=독자제공
대만 타이베이 남쪽 신주현에 거주하는 한국인 정모씨는 이른 아침부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3일 오전 7시 58분(현지시각) 대만에서 발생한 지진 때문이다.
대만 중앙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대만 동부 해안 깊이 15.5km 지역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지는 대만 동부 화롄(花蓮)의 남남동쪽 약 25㎞ 떨어진 해역이다. 정씨는 "건물이 흔들리고 벽이 움직이고 집 안에 있는 것들이 다 떨어지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진의 여파로 대만에 한 건물이 옆으로 비스듬히 무너졌다. /독자제공
갑작스런 지진 소식에 현지인들도 당황했다. 교사와 학생들은 운동장으로 모두 뛰쳐나와 대피했다. 대만 직장인들은 출근을 멈추고 집에 되돌아가기도 했다. 정씨는 "일단 다들 정신 없이 수습 중"이라며 "회사에서도 제품이나 창고에 문제 없는지, 다친 사람은 없는지 등을 우선적으로 확인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대만 화롄 지역에 발생한 산사태 모습./ 영상=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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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건물들도 옆으로 비스듬히 쓰러졌다. 대만은 1999년 약 2400명의 사망자와 건물 5만채를 붕괴시킨 규모 7.6의 강진 이후 내진 설계를 강화했다. 하지만 이날 내진 설계가 마련되지 않은 오래된 건물들은 힘없이 무너졌다.
정씨는 "20년 동안 대만에 살아오면서 여러 지진을 겪긴 했지만 이런 공포는 처음"이라며 "건물 안에 부상자도 엄청 많을텐데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기상청은 대만 지진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의 규모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만큼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진의 여파로 미야코지마 등 남부 섬들에 3m에 달하는 파도가 예상된다며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 필리핀 당국도 높은 쓰나미가 예상된다며 해안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중국 역시 진원지 주변에 해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쓰나미 1급 경보를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