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주가는 어느새 8만원을 넘어 9만원을 향해 가고 있다. '10만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원)가 머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큰 기대 요인은 실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예상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8% 증가한 72조5453억원,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07.61% 증가한 5조1701억원이다. 최근 증권가의 실적 눈높이가 상향되면서 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대비 10.4% 상승했다.
디램(DRAM)과 낸드(NAND)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디램과 낸드의 비트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각각 15%, 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평균판매단가는 각각 10%대 후반, 20%대 후반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감산으로 출하량이 제한되는 가운데 수요가 반등하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 재고자산 평가손실로 반영했던 충당금이 다시 환입되면서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손익은 네 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조 단위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메모리의 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서 2분기 손익은 더욱 개선된 8조원 수준까지 가시권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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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도 기대요인으로 꼽힌다. AI용 서버에 사용되는 HBM은 디램 대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메모리 업체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글로벌 HBM 시장에서 강자는 SK하이닉스였다.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 공급하면서 선점 효과를 누렸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주가가 부진했던 것도 HBM 부진의 영향이 컸다. 최근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며 이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향 HBM 인증이 여전히 논란이지만 본래 삼성전자의 주 고객인 AMD에는 안정적으로 HBM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며 "2분기부터는 AI 서버뿐 아니라 AI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배포하기 위한 일반 서버 수요가 함께 증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가가 최근 8만원을 돌파하면서 소위 '80층 거주자(평균매수단가 8만원대)가 구조됐다'는 밈(인터넷 유행어)이 나온다. 이제는 '90층 구조대' 기대감도 커진다. 역대 최고가인 9만6800원(2021년 1월11일)과는 현재 약 12% 차이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IT 수요 증가로 삼성전자 실적이 크게 늘면서 주가도 순식간에 9만원대를 돌파했다. 역대 최고가를 썼던 날 거래량은 9030만주였는데 최근 10년 이내 가장 많은 거래량이었다. 이날 하루에만 개인은 삼성전자는 1조749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평균매수단가는 9만2490원이다.
당시 삼성전자를 매수한 개인은 이후 주가 하락으로 일부 손절했거나 물타기(추가매수) 등으로 평단가를 낮춰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9만원대 매수했던 개인도 손실을 회복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연달아 상향 중이다. 이날 대신증권은 삼성전자 신규 분석 리포트를 내고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10만7000원으로 예상했다. 목표주가 평균은 9만675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