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8일, 북미 대륙서 '태양' 완전히 사라진다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2024.04.0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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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 북미대륙 개기일식 맞아 태양 코로나 관측
NASA-천문연 공동 개발 국제우주정거장용 코로나그래프…올해 9월 발사 예정

2024년 북미를 가로지르는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는 지역을 나타낸 지도. 미국 중동부부터 캐나다 동부까지 걸쳐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다. /사진=NASA2024년 북미를 가로지르는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는 지역을 나타낸 지도. 미국 중동부부터 캐나다 동부까지 걸쳐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다. /사진=NASA


오는 8일(한국 시간 9일), 멕시코와 미국을 지나 캐나다 동부를 가로지르는 개기일식이 진행된다. 달의 본 그림자가 지나가는 지역은 최대 4분 30초간 태양이 완전히 가려져 '암흑 상태'가 된다. 국내 연구진은 이 시기, 태양의 가장 바깥 대기인 '코로나'를 관측하기 위해 미국으로 관측단을 파견한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텍사스주 람파사스시 기준 8일 12시 18분부터 14시 58분까지 2시간 40분간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면서 태양을 가리는 현상인 일식이 진행된다고 2일 밝혔다. 태양이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 시간은 4분 26초다. 이번 일식은 국내에서는 관측할 수 없다.



2017년 천문연 개기일식 관측단이 미국에서 촬영한 개기일식과 코로나. 올해 개기일식 사진은 한국 시간으로 4월 9일 오후 5시 이후 공개된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2017년 천문연 개기일식 관측단이 미국에서 촬영한 개기일식과 코로나. 올해 개기일식 사진은 한국 시간으로 4월 9일 오후 5시 이후 공개된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개기일식은 지상에서 태양 코로나를 연구할 유일한 기회다. 태양 코로나는 태양 대기층의 가장 바깥 영역이다. 코로나는 태양 연구의 대표적인 난제 중 하나다. 태양의 온도는 태양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갈수록 낮아지지만, 바깥 대기 부분인 코로나에서는 온도가 오히려 수백만 도까지 가열된다. 또 태양 표면에서 초속 수십 킬로미터(km) 정도의 태양풍이 코로나를 지나는데, 지구 근처로 오면 초속 수백 km로 가속된다.

이런 '태양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천문연은 이번 일식 때 텍사스주 람파사스시와 리키시에 관측단을 파견한다. 코로나 등 태양 대기층은 평소 태양의 밝은 광구 때문에 관측이 불가능하지만, 개기일식 때는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이번 관측에서는 NASA(미국 항공우주국)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그래프(CODEX·Coronal Diagnostic Experiment)의 핵심 연구를 위한 마지막 지상 관측을 수행한다. CODEX는 태양 원반을 가려 인공적으로 개기일식 상태를 만든 뒤 태양을 관측하는 특수 망원경이다.



천문연에서 파견하는 두 관측단은 올해 9월 발사를 앞둔 CODEX의 핵심 기술인 편광카메라와 새로운 편분광장비를 활용해 태양반경의 1배에서 4배에 이르는 지역인 낮은 코로나 영역의 관측을 시도한다. 기상 악화에 따른 관측 실패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약 200km 떨어진 두 곳에서 관측을 진행한다.

첫 번째 관측단인 천문연-NASA 개기일식 관측단은 천문연에서 개발한 우주용 편광카메라와 편광기능이 없는 카메라를 함께 사용한다. 기존 코로나의 온도와 속도 정보는 모두 비편광 관측으로 얻었다. 이번엔 편광 관측을 더해 더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두 번째 관측단은 텍사스주 리키시에서 새로운 편분광 관측장비인 코로나영역적분편분광기(CORIFS), 태양코로나멀티슬릿편분광기(SOMSPECT)를 사용해 전자와 이온의 온도와 속도, 먼지의 편광정보를 측정한다. 이는 CODEX가 9월 ISS(국제우주정거장)에서 관측할 중간 코로나 영역인 태양 반경의 3~8배 영역을 관측하는 데 보충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CODEX 개발이 한창인 NASA의 연구개발 현장 모습. /사진=한국천문연구원CODEX 개발이 한창인 NASA의 연구개발 현장 모습.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세계 최초로 우주 공간에서 태양 코로나의 온도와 속도를 동시에 관측해 2차원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고안된 특수 망원경 CODEX는 최종 조립 단계다. 올해 9월 발사 후 최대 2년간 ISS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CODEX 한국 측 개발 책임자인 김연한 박사는 "개기일식 동안 새로운 관측기법과 새로운 관측기를 시험하는 건 우주에 관측기를 올리기 전에 시험하는 필수 과정"이라며 "우주항공청이 설립돼 본격적으로 우주탐사를 대비하는 데 있어 과학 기술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에 미국으로 파견될 관측단의 조경석 박사는 "이번 개기일식에서는 천문연에서 개발한 세계 최초의 우주용 편광카메라와 자동 관측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짧은 개기일식이 진행되는 동안 최대한 많은 편광 영상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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