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2000명에 매몰돼선 안 돼"…尹담화에 여야 한목소리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한정수 기자, 차현아 기자, 정경훈 기자, 부산=박상곤 기자 2024.04.0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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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의대 증원 관련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2024.04.01.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의대 증원 관련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2024.04.01. [email protected] /사진=홍효식


윤석열 대통령의 의대 정원 확대 관련 대국민담화에 대해 여야가 한 목소리로 "의대 증원 규모인 2000명이란 숫자에 매몰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1일 오전 부산 남구에서 진행된 '국민의힘으로 남구살리기' 지원유세에서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는 (의대 정원) 숫자에 매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증원 규모에 대한 구체적 숫자를 제시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의료계는 이제 와서 근거도 없이 350명, 500명, 1000명 등 중구난방으로 여러 숫자를 던지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지금보다 500명에서 1000명을 줄여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안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방금 전 윤 대통령이 의료계 파업과 관련한 담화를 했다. 의사 증원은 국민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고 반드시 해내야 할 정책"이라며 "저와 국민의힘은 의대 증원 숫자를 포함해 정부가 폭넓게 대화하고 협의해 조속히 국민을 위한 결론을 내줄 것을 강력히 요청드렸다"고 말했다.



4.10 총선에서 인천 동·미추홀을 선거구에 출마한 윤상현 국민의힘 후보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료개혁에 대한 정부의 방향은 옳지만 2000명에 얽매이면 대화의 빗장이 열릴 수 없다"며 "전공의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찾아가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해법이 제시되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오늘 대통령께서 의대 증원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의료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진정성과 그간의 노력들이 잘 느껴졌다"면서도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조속한 사태해결을 위해 조건 없는 의·정 대화에 나서라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탈당을 요구한 후보도 있었다. 4.10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에 출마한 함운경 국민의힘 후보는 윤 대통령의 대담 직후 본인의 페이스북에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며 "남은 9일 동안 공정한 선거관리에만 전념해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들어온 지 며칠 됐다고 감히 우리가 만든 대통령 당적 이탈을 요구하나"라며 "대통령 탓하며 선거하는 여당 후보치고 당선되는 것 못 봤다. 선거 지면 모두 보따리 싸야 할 사람들이 선거 이길 생각은 하지 않고 대통령 탓할 생각으로 선거하면 절대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2000명이라는 숫자를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현영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본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국민 목소리를 경청해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통해 의료대란을 막고 대화의 물꼬를 틀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으나, 역시나 마이동풍(馬耳東風) 정권임을 확인시켜주는 담화였다"고 평가했다.

신 대변인은 "여당에서조차 비판이 거세지고 있고, 국민 여론도 '협상을 통한 정원조정을 통해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65% 수준"이라면서도 "윤 대통령은 여전히 2000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돼있다"고 했다.

이지수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정부와 의료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혹시라도 해법을 기대했던 국민의 기대를 여지없이 저버리는 것이었다"며 "실망을 넘어 허탈하게 만드는 대통령 담화"라고 평가했다.

또한 "자기 하고픈 말만 되풀이하는 담화를 국민은 왜 들어야 하나"라며 "끝도 없이 되풀이되는 통계적 수치와 예시에, 주의력이 아무리 높은 국민이라 하더라도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파낭비와 국민들의 귀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새로운미래의 이낙연 대표 역시 윤 대통령 담화에 대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적극적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는 일방통행의 전형"이라며 "의대 증원 2000명 고집과 변명만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양향자 개혁신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만우절 장난 같은 대통령 담화"라며 "오늘 윤 대통령은 생명을 포기했다. 의대 증원 발표로 의료 현장이 초토화된 지 2개월째"라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보며 그 현실 인식에 개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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