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헌재소장 "사건 수 늘고 난도 높아져…재판연구관 증원 시급"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4.03.2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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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헌재소장 "사건 수 늘고 난도 높아져…재판연구관 증원 시급"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사법연수원 15기)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재판 지연과 관련해 재판연구관 증원이 제일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 소장은 지난 26일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통계를 보니 헌법 재판이 상당히 지연되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소장은 헌법재판 지연 원인으로 접수사건 증가와 사건의 난도 상향을 꼽았다. 이 소장은 "접수 사건이 늘었고 난도가 높은 사건은 여러 연구관이 동원되고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며 "연구관이 절대적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사형제나 상속유류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사건, 국회에서 제기한 탄핵·권한쟁의 사건 등에는 짧은 시간에 많은 연구관이 투입돼야 한다"며 "업무가 가중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형제에 대한 헌법소원은 2019년 2월 접수됐지만 헌재는 5년이 넘도록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 소장은 "최근 연구관 퇴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도 전했다. 헌재 전체 연구관 67명 가운데 지난해에만 6명이 퇴직해 로스쿨 교수와 법관 등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휴직자와 기타 업무보직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연구관 인력은 40명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 소장은 헌법재판을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개선 방안을 마련해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소장은 "사전 심사를 전담하는 부서를 만들었고, 경력이 많은 연구관에게 오랜 기간 검토가 필요한 사건을 전담하도록 했다"며 "헌법재판관마다 있는 전속 연구부도 인력을 보강했다"고 말했다. 또 "이미 선례가 있는 사건에는 인력을 적게 투입하는 등 '선택과 집중'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 소장은 헌법재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도 강조했다. 이 소장은 "재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헌법재판소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문제"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지키려는 의지이고 항상 그런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2018년 헌법재판관이 된 뒤 지난해 12월 헌재소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올해 10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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