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한미 회장 "임 형제, 결국 프리미엄 붙여 지분 매각할 것"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3.2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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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사진제공=한미그룹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사진제공=한미그룹


한미약품 (319,000원 ▼8,000 -2.45%)그룹과 OCI (96,200원 ▼700 -0.72%)그룹의 통합으로 인해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일가의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34,650원 ▲200 +0.58%)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미그룹과 OCI통합을 반대하고 있는 두 아들에 대해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송 회장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해외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지만 결국 두 아들의 선택은 해외 자본에 아버지가 남겨준 소중한 지분을 일정 기간이 보장된 경영권과 맞바꾸는 것이 될 것"이라며 "두 아들의 말 못 할 사정은 그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안다"라고도 했다.



송 회장은 "두 아들의 선택(해외 펀드에 지분 매각)에는 아마 일부 대주주 지분도 약속돼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1조원 투자처의 출처를 밝히고 아버지의 뜻인 '한미가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기업으로 영속할 수 있는 길'을 찾으라"고 했다.

이어 "'송영숙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난다'고 했던 임성기의 이름으로 나는 오늘 임주현을 한미그룹의 적통이자 임성기의 뜻을 이을 승계자로 지목한다"며 "한미그룹을 지키고자 하는 많은 주주께 저의 입장과 결정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송 회장은 아들과의 갈등 과정도 공개했다. 그는 "가족 누구도 창업주의 유산을 매각해야 한다는 말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으나 어느 순간부터 아들들의 입장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며 "두 아들은 그룹의 승계 또는 자기 사업 발전을 위한 '프리미엄을 얹은 지분 매각'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또 "(임 형제 측에) 지난 3년간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조언과 협력을 요청했으나 매번 그들로부터 거절당했다"며 "그들에겐 한미를 지키는 일보다 프리미엄을 받고 지분을 매각하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 형제 측을 지지한 것에 대해선 "아들 둘을 설득해 분쟁 상황을 종결시키고 함께 한미그룹 발전을 논의할 토대를 만들길 신 회장에게 기대했지만, 그런 기대를 접어야 할 상황이 됐다"며 "두 아들이 신 회장에게 어떤 제안을 했을지 모른다. 신 회장의 결정에 남편이 어떻게 생각할지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법원은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제시한 통합 저지를 위해 신청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기각했다. 이제 오너가는 주총 표 대결을 통해 통합을 두고 다투게 된다. 현재 모녀 측 지분은 약 35%, 형제 측 지분은 신 회장을 더해 40.5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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