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애플 스토어
애플 주가는 25일(현지시간) 0.8% 하락한 170.85달러로 마감했다. 유럽연합(EU)이 디지털시장법 시행 후 첫 조사 대상으로 애플과 알파벳, 메타 플랫폼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EU는 이번 조사에서 애플이 사파리 외에 다른 웹 브라우저 사용을 방해하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애플이 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나면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다.
애플은 올들어 이날까지 주가가 11.3% 하락했다. 최근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약세를 보인 점과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EU로부터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점, 미국 법무부까지 애플을 반독점 혐의로 고소한 점 등 악재가 연달아 터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애플이 AI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나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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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몇몇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AI 잠재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옹호했다.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인 댄 아이브스는 이날 투자 노트에서 "우리는 AI가 쿠퍼티노(애플 본사가 있는 지역) 문 앞으로 오고 있다고 믿으며 지금 이 시기를 애플 성장 스토리의 또 다른 장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브스는 애플에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과 목표주가 250달러를 유지했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벤 라이츠도 이날 애플에 목표주가 220달러를 유지하면서 소비자들이 AI 기반의 음성 명령으로 업무를 처리하게 될 때 아이폰이 더욱 유용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은 업그레이드된 음성 인식 서비스인 시리와 애플 이외의 다른 앱에도 통합될 수 있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체적인 AI 앱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용자가 새로운 AI 기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려면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보안 기능을 갖춘 새 모델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는 빠르면 2025년부터 2014~2015년과 같은 아이폰의 슈퍼사이클을 이끌 수 있다고 봤다.
반면 UBS의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보고트는 이날 애플이 보여줄 AI 미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중국 사업에 우려를 표하며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그는 미국의 아이폰 보유율이 나머지 국가들과 비슷한 80%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중국 상황은 암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근 몇 달간 화웨이 점유율이 상승하고 중국의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약세라는 점을 고려할 때 데이터들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애플 강세론자인 아이브스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이폰 판매량이 둔화되고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애플이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중국 방문은 애플이 소매점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등 중국 전략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 부진과 반독점 소송으로 역풍을 맞고 있는 애플이 다시 상승 모멘텀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AI 잠재력이 과소 평가돼 왔다는 점을 증명해 내는 것이다.
멜리우스의 라이츠는 AI가 스마트폰 전반에 걸쳐 더욱 폭넓게 확산되면 애플이 기술과 전략으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애플이 AI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