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여자도 '평균 연봉 1억'…현대차, 성별 임금 격차 또 줄었다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2024.03.25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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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기아 성별 임금 격차/그래픽=김다나현대자동차·기아 성별 임금 격차/그래픽=김다나


현대차·기아의 남녀 임금 격차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근접한 수준까지 격차를 좁혔다. 대표적 남초(男超) 산업으로 꼽히는 자동차 업계에서 고무적인 변화라는 평가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 소속 남성 노동자(기간제 포함)의 평균 연봉은 1억1900만원, 여성은 1억200만원으로 집계됐다. 남성이 100만원을 버는 동안 여성은 약 85만7000원을 벌었다는 뜻으로 그 차이는 약 14만3000원이다. 기아의 경우 지난해 평균 연봉은 남성 1억2800만원, 여성 1억300만원으로 성별간 격차가 19.6% 였다.



양사의 성별 임금 격차는 2020년대 들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기아의 경우 2020년 남성 노동자가 평균 연봉 9200만원, 여성이 7100만원을 받아 격차는 22.9%였다. 이듬해인 2021년 각각 1억200만원, 7800만원으로 줄었고, 2022년에는 격차가 21.3%(남 1억1300만원, 여 8900만원)까지 줄었다. 지난해에는 10%대로 진입했다.

현대차는 OECD 평균에 근접한 수준까지 격차를 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2022년 기준 OECD 평균 임금 격차는 12.1%다. 당시 한국의 평균 임금 격차가 31.2%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2020년 현대차의 임금 격차가 21.4%(남 8900만원, 여 7000만원)였던 것에 비하면 3년만에 7.1%p(포인트)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은 남성 비율이 절대적이던 고연차 생산직 근로자들의 정년이 다가온 반면 채용 제도와 조직 문화 개선으로 높은 직급에서 여성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여성 직원의 임금을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어떤 제도를 펼친 것은 아니다"라며 "과거보다 여성 지원자를 많이 채용하고 그들이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임금 격차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실제 고연봉자 중 여성 비율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여성 임원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 미등기 임원 중 여성 비율은 2021년 3.9%(385명 중 15명)에서 2022년 4.5%(379명 중 17명), 지난해 5.4%(390명 중 21명)로 지속해서 늘어났다. 기아의 여성 임원 비율은 지난해 2%로 전년 1.4%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존에 남성 중심 산업으로 꼽혔던 자동차 업계에서 성별 임금 격차를 OECD 평균에 가깝게 줄였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서 기업뿐 아니라 정부의 법적 지원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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