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엔비디아 GTC…AI 지배력, 지속 가능성 보여줬다[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4.03.2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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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

엔비디아 /AFPBBNews=뉴스1엔비디아 /AFPBBNews=뉴스1


엔비디아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인 GTC가 21일(현지시간) 4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막을 내렸다. GTC는 'GPU(그래픽 프로세싱 유닛)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의 약자이다.

이번 GTC에서 투자자들이 가진 가장 큰 질문은 엔비디아가 2022년 말 챗GPT 출시 이후 본격적으로 부상한 AI(인공지능) 시장에서 누려온 지배적인 입지를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는가였다.



이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GTC에서 투자자들을 흥분시킬 만한 깜짝 뉴스는 없었지만 엔비디아의 AI 리더십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번 GTC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제품은 새로운 반도체 아키텍처인 블랙웰과 이 블랙웰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반도체인 B100, B200, GB200이었다. 블랙웰은 현재 시장을 휩쓸고 있는 데이터센터용 GPU인 H100의 기반이 되는 호퍼의 뒤를 잇는 반도체 아키텍처다.



블랙웰은 기존 호퍼 기반의 반도체보다 2.5~5배 더 성능이 향상됐다. 또 메모리 용량이 최대 192GB로 현재 H100의 80GB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그만큼 AI 훈련과 추론에 훨씬 더 큰 데이터 세트를 통합할 수 있어 개발자들이 새로운 기능을 더 빠르게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시그널65의 사장이자 슈라우트 리서치의 설립자인 라이언 슈라우트는 마켓워치 기고문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GTC 기조연설에서 컴퓨팅 추론을 더욱 강조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전에는 AI 반도체와 관련해 오픈AI의 챗GPT 같은 AI 모델을 만드는데 필요한 훈련과 엄청난 양의 컴퓨팅 능력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훈련된 AI를 새로운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에서 실행하는데 필요한 추론이 점점 더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AI 훈련에서 추론으로 초점이 이동하면 엔비디아의 경쟁우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황은 B200의 추론 능력이 H100의 30배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슈라우트는 종합적으로 블랙웰 반도체들이 인텔과 AMD를 포함한 어떤 반도체 기업들보다 엔비디아를 더욱 앞서 나가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엔비디아는 퍼즐의 한 조각이 아닌 통합적인 AI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도움이 되는 6가지 이상의 프로세서와 네트워킹 부품도 선보였다.

이는 엔비디아가 GPU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킹, 스위치, 데이터 프로세서, 서버 냉각 및 전력 공급 등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모든 하드웨어 부품들을 공급할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슈라우트는 AI 하드웨어 구축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엔비디아가 AI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주요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의 경쟁사들과 스타트업들이 AI 하드웨어를 구성하는 여러 부품들 가운데 한 가지에서는 엔비디아를 앞설 수 있지만 전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프라까지 간편하게 종합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기업은 엔비디아뿐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GTC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NIM(엔비디아 인퍼런스 마이크로서비스)라는 구독형 서비스의 등장이다.

NIM은 미리 구축돼 있지만 사용자 맞춤형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를 제공해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엔비디아는 NIM이 언어 모델, 이미지 생성, 신약 개발, 의료 영상, 게임 관련 기능 등 다양한 분야의 AI를 실행할 수 있도록 여러 모델과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NIM은 한번 팔면 끝나는 하드웨어와 달리 이용료를 받는 방식이라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매출이 발생한다. 슈라우트는 NIM을 통해 엔비디아가 완전한 AI 솔루션 제공업체로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울러 황이 지난 18일 행사장을 가득 채운 약 1만5000명의 청중들 앞에서 GTC 기조연설을 한데 대해 전문적인 기술 콘퍼런스가 아니라 마치 콘서트 같았다며 전체 AI 생태계가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조성돼 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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