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읍이 일 잘해" "변성완이 좀 바꿔줘"…'젊은' 부산 강서의 선택은?

머니투데이 부산=한정수 기자, 부산=오석진 기자 2024.03.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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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2024 빅매치 르포] '낙동강 벨트' 격전지를 가다-부산 강서구

"애 하나 더 어떻노" "깔깔"…허물없는 스킨십, 김도읍의 4선 도전
'낙동강 벨트' 부산 강서구-김도읍 국민의힘 후보
김도읍 국민의힘 부산 북·강서을 의원이 지역 주민들과 살갑게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한정수 기자김도읍 국민의힘 부산 북·강서을 의원이 지역 주민들과 살갑게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한정수 기자


"애를 셋이나 놨는데 입학금도 못 받았어예~"
"미안한데 강서구는 올해부터 준다카네. 넷째 보는 건 어떻노."

지난 20일 오전 8시쯤 부산 강서구 한 아파트 단지 안, 등원 버스에 탄 아이와 인사를 마친 30대 여성 유권자 A씨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을 마주치자 구의 다자녀 입학지원금 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김 의원이 사과하며 농담을 건네자 A씨는 "어머 어머"하고 깔깔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4·10 총선을 앞두고 김 의원은 지역구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현역 의원인 만큼 인지도가 높아 보였다. 많은 시민들이 먼저 다가와 스스럼 없이 말을 걸었다. 한 70대 노부부는 김 의원의 손을 덥석 잡고는 "평소 뵙고 싶었다. 힘 내시라"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날 아파트 단지를 찾기 전 김 의원은 강서구 한 사거리에서 신호대기 중인 차들에 일일이 손을 흔들고 고개를 숙여가며 인사했다. 적지 않은 시민들이 그에게 손을 흔들며 격려했다. 그간 중앙 의정활동을 하면서도 금요일만 되면 부산에 내려와 지역구를 살뜰하게 챙긴 덕에 시민들 반응이 좋다는 것이 선거사무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서구는 이번 총선에서 새롭게 분구된 선거구다. 강서구는 전체가 부산 북·강서을 선거구에 속해있었다. 북·강서을에서만 내리 3선을 한 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북구가 아닌 자신의 고향 강서구를 선택해 출마했다.

김 의원은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면 4년 전보다 응원과 격려가 훨씬 많아졌다"며 "강서구에 남아줘서 고맙다, 이제 강서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으니 강서 발전을 위해 더 힘써 달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강서구 시민들 반응이 호의적이다. 명지국제신도시에 거주하는 50대 중반 남성 B씨는 "당을 떠나서 김 의원이 진짜 일을 많이 하고 잘 했다"며 "지난 3선 때 위태롭다 싶었는데도 일을 잘 했으니 당선이 된 것이다. 4선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명지시장 60대 여성 상인 C씨는 "우리는 뭐 별 것 있나. 경상도인데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지"라며 "지금까지 보면서 한동훈이만큼 일 잘하는 사람은 못 봤다"고 했다.

현재까지 강서구는 김 의원의 우세를 전망하는 의견이 더 많은 상황이다. 다만 강서구가 부산에서 가장 젊은 지역이라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만큼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어서다.

명지1동에 거주한다는 50대 여성 D씨는 "뉴스 같은 걸 보면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부동산도 그렇고 물가도 비싸고 살기가 너무 힘들다"며 "아무래도 대통령 쪽은 안 찍는 것이 괜찮을 것 같다. 현재 상태가 너무 안 좋으니 민주당을 뽑게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강서에서 태어나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위대한 낙동강 시대'를 열기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앞으로도 강서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검증된 일꾼"이라며 "지역 발전을 위해 누가 일꾼이 돼야 하는지 주민들께서 잘 판단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가덕도신공항, 하단-녹산선 도시철도, 대저 공공주택지구 및 첨단복합지구, 제2 에코델타시티 등 지역 발전을 위해 추진해야 할 사업들 대부분이 대형 국책사업"이라며 "결국 강서구 발전 성패는 정부 정책 결정과 예산확보에 달려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12년간 국회에서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수많은 사업과 예산을 확보한 경험이 있는 제가 주민들 행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도읍 국민의힘 부산 북·강서을 의원이 강서구 한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인 차들에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정수 기자김도읍 국민의힘 부산 북·강서을 의원이 강서구 한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인 차들에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정수 기자



"정권 무찌르라"는 시민들…'부산 강서' 변성완 "송도 뛰어넘겠다"
'낙동강 벨트' 부산 강서구-변성완 더불어민주당 후보
변성완 부산 강서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길거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정수 기자변성완 부산 강서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길거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정수 기자
"거, 이번에 열심히 해갖고 윤석열 정권을 꼭 무찌르라고."

4·10 총선 변성완 부산 강서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거리 인사를 하던 지난 19일 오후 2시쯤, 한 70대 남성이 변 후보에게 다가와 살갑게 인사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변 후보의 손을 꼭 잡고 "벌써 명함을 몇 번 받았다. 젊은 분이 열심히 하는 게 보기 좋다"고 했다.

이날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거리는 한산했다. 아파트 단지가 밀집된 이 지역은 구민들이 대체로 외부로 출근을 해 오후에는 유동 인구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도 변 후보는 한 교차로 횡단보도 앞에 서서 시민들이 지나갈 때마다 악수를 하며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시민들은 "화이팅"을 외치며 화답했다.

강서구는 이번 총선에서 새롭게 분구된 선거구로, 당초 강서구 전체가 부산 북·강서을 선거구에 속해있었다. 북·강서을은 7번 연속으로 보수당 후보가 당선된 곳이다. 현재 지역구 현역은 북·강서을 3선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다.

변 후보는 도전자 입장이다. 강서구가 부산에서 가장 젊은 곳이라는 점에 희망을 걸고 있다. 실제 지난달 기준 강서구 평균 연령은 40.3세로 전국 평균(44.9세)보다 낮다. 변 후보는 "유권자들을 만나 보면 제발 좀 바꿔 달라, 못 살겠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정권에 대한 심판을 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불리하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강서구 주민들이 적지 않았다.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50대 중반 여성 A씨는 "원래 부산이 보수세가 강하지만 여기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 민주당 지지도가 높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 보면 적당히 반반 정도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명지국제신도시 한 쇼핑몰에서 만난 40대 여성 B씨는 "아이들이 진짜 많이 사는 지역이라 아이들 위주의 공약을 잘 내면 찍게 되지 않겠느냐"며 "정치니 지역 발전이니 이런 것은 잘 모른다. 아이들 관련한 공약은 그나마 민주당이 더 잘 할 것 같으니 민주당을 찍을 것 같다"고 했다.

명지국제신도시에 거주한다는 70대 남성 C씨는 "보수는 결국 가진 자들의 편만 들지 않느냐. 김도읍 의원이 일을 잘 하긴 했는데 국민의힘을 찍기 싫은 마음이 있어서 고민"이라며 "이때까지 국민의힘에 실망을 많이 해서 표를 주지는 않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물론 국민의힘 지지세가 만만치는 않다. 명지시장에서 만난 60대 여성 D씨는 "변 후보가 민주당으로 나온 것을 보면 그래도 잘 하는 분이겠지만 누군지 잘은 모른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제 좀 잘 하려고 하지 않나. 우리는 경상도인데 국민의힘을 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출신 변 후보는 30년 가까이 공직 생활을 했다. 행정안전부 대변인 등을 거쳐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역임했고 부산시장 권한대행까지 경험했다.

변 후보는 "강서 지역은 넓은 땅이 있고 강과 바다가 접해 있는, 어떤 기업이 들어와도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기 좋은 멋들어진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리적 강점 덕에 강서구는 부산에서 가장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누구에게나 물어봐도 공감할 것"이라며 "그간 활용을 잘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간의 공무원 경험, 부산시정 경험을 살려 이 곳을 인천의 송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경제특별자치구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변 후보는 또 "이번 총선은 지난 2년 간의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는 선거다. 대통령은 야당과 대화를 하지 않으니 싸움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며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와 책임있게 변화를 일으켜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변성완 부산 강서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길거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변성완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변성완 부산 강서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길거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변성완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부산 강서구는?

부산 강서구는 이번 총선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선거구다. 당초 강서구는 전체가 부산 북강서을 선거구에 속해 있었다. 최근 인구 수가 단독 선거구 하한선인 13만6600명을 넘어서 분구됐다.

분구되기 전 북·강서을은 국민의힘의 텃밭이었다. 15대 총선 때부터 7회 연속 보수당 후보가 당선된 곳이다. 다만 낙동강에 인접한 '낙동강 벨트'에 속하는 이 지역은 상대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곳으로 총선 때마다 격전지로 분류된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북·강서을에서만 내리 3선을 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강서구에서 4선에 도전한다. 지난 총선에서는 민주당 후보에 9%p(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민주당에서는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출마한다.

강서구는 명지국제신도시와 농촌·어촌, 공단이 공존하는 독특한 지역이다.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평가받지만 평균 연령이 낮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달 기준 강서구 평균 연령은 40.3세로 부산에서 가장 젊고 전국 평균(44.9세)보다도 낮은 편이다.
부산 강서구 총선 관련 개요/그래픽=윤선정부산 강서구 총선 관련 개요/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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