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베트남·중국 지분투자 통했다…협업으로 '실익'도 키운다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2024.03.21 16:09
글자크기
하나은행, 베트남·중국 지분투자 통했다…협업으로 '실익'도 키운다


하나은행이 베트남과 중국에서 지분투자를 통해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현지 법인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대신 소수 지분 인수를 택한 방법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은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실익을 늘리기 위해 투자한 은행들과 협업을 늘리고 있다.

21일 하나은행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분을 투자한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에서 지난해 1228억원의 이익을 냈다. 앞서 중국의 길림은행 투자로도 409억원의 지분법이익을 거뒀다. 두 은행의 지분법 이익은 하나은행의 전체 글로벌 실적(5532억원)의 약 30%를 차지한다.



하나은행의 소수 지분 투자는 지금까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2019년 BIDV의 지분 15%를 인수한 후 4년간 4240억원의 지분법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길림은행에서는 1238억원을 벌어들였다.

꾸준한 순이익은 BIDV와 길림은행이 실적 성장세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확대에 힘입어 하나은행이 보유한 지분가치(장부금액)도 같은 기간 BIDV는 1조1942억원에서 1조7489억원으로, 길림은행은 7588억원에서 8970억원으로 증가했다.



배당수익도 챙겼다. 하나은행은 길림은행으로부터 지난해 실적에 현금배당금 139억원을 받았다. BIDV에서는 2020년 228억원, 2021년 63억원의 현금배당을 챙긴 바 있다.

다만 실익이 적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분법이익은 회계상 이익으로 잡히지만, 당장 현금흐름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배당을 받으면 현금흐름이 생기지만 현지 금융당국과 금융사의 정책상 안정적인 배당도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베트남 국영은행인 BIDV는 현금배당보다 주식배당을 선호해 지난해 현금배당 대신 주식만 배당했다. 길림은행도 2018년 이후 5년만에 처음으로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에 하나은행은 양 은행들과 협업 확대로 실익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베트남 자산 규모 1위 은행인 BIDV가 가진 1000여개 이상의 채널을 활용해 시너지를 키우고 있다. 특히 BIDV 하노이와 호치민 지점에 코리아데스크(Korea Desk)를 설치해 한국계 기업과 우량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하나은행 호치민 지점 등과 함께 공통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길림은행과는 외국인 특화 송금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2019년부터 시너지추진단 직원 10명을 BIDV 파견해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길림은행과도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와 양행간 상호차입거래를 활발히 하는 등 협업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