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를 확정한 20일 서울 서초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 의과대학 입시 준비 홍보물이 게시돼 있다/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정부는 지난 20일 '의과대학 학생정원 배정위원회'(이하 배정위원회)를 꾸려 새롭게 증원한 2000명(비수도권 1639명·수도권 361명)을 대학별로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존 수험생은 물론 N수생(고등학교 졸업생), 이공계생, 직장인까지 의대 진학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의대 총정원 자체가 늘면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이공계열 상위권 학과에 지원이 가능한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의대로 진로를 바꿀 수 있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현재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이공계 학생 가운데 45.4%가 의대와 이공계 동시 합격 가능권인데, 증원 이후에는 그 비율이 78.5%로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성균관대·서강대·한양대 합격생도 의대 합격이 가능한 성적대가 9.9%에서 22.8%까지 확대된다.
서울지역 의대는 정원이 늘지 않아 서울 소재 대학의 의학계열 입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공계 최상위권 학생이 의대로 빠져나가면서 최상위권 이공계열의 합격선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의대 블랙홀로 이공계 인재 유출이 가속될 것이란 우려도 여전하다. 증원 인원만 해도 1800여 명인 서울대 자연계열보다 많다. 또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개 과학기술원의 신입생 규모(1700여명)도 넘는다. 최상위권 대학의 이공계 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평생 자격증'인 의대를 향해 반수에 도전하는 현상이 굳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