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3.19. [email protected] /사진=전신
한 위원장은 결전을 앞두고 공천 작업을 완전히 마무리하면서 주도권도 명확히 쥐게 됐다. 윤 대통령은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의 결정을 존중하면서 결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적어도 총선 때까지는 갈등을 수면 아래로 끌어내렸다.
당초 18일 오후 비례대표 명단이 발표된 직후 '친윤'(친윤석열) 이철규 의원이 당을 위해 헌신한 사람과 호남 출신들이 배제됐다고 비판했는데 이를 반영해 호남과 당직자 출신을 각 1명씩 당선권에 포함한 셈이다.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 갈등은 앞서 지역구 공천 과정을 거치면서 쌓여왔다. 윤 대통령이 신뢰하는 인사들이 낙천의 고배를 마셨다. 윤 대통령은 공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대신 속앓이를 해야 했다.
18일 오후 비례대표 공천 명단 공개는 기폭제가 됐다. 여권 관계자는 "누구를 넣고 안 넣고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선정 기준 등을 놓고 당과 대통령실 안팎에서 의구심이 나왔다"고 했다. 역대 어느 정권이든 통상 비례대표 공천에서는 대통령실의 의중이 일정 부분 반영됐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은 예외적이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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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을 마친 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3.01. [email protected] /사진=전신
당에서는 호응 조치로 같은 날 밤 늦게 비례대표 명단 조정을 발표했다. 물론 단 2명을 바꾸는 미세 조정에 그쳤다. 하지만 총선 때까지는 더 이상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물론 어떤 선거 결과가 나오더라도 총선 이후 갈등이 재점화될 수는 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으로서도 민심 수용이라는 측면에서 당의 요구를 모두 들어줬고 당도 문제제기를 반영하는 차원에서 이미 발표한 명단을 바꾸는 일을 단행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일단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했다.
D-20, 민심은 어디로…관건은 민심의 향방이다. 총선 국면에서 대통령실이 '약자'일 수밖에 없는 점도 이 때문이다. 법적 제약 등으로 공천과 당무 등에 개입을 할 수 없는데 정작 선거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건 윤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다. 임기가 3년 이상 남은 윤석열 정부는 총선에 패배하면 식물정권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민심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한 위원장의 요구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더라도 충돌을 지속하기는 어렵다.
[안양=뉴시스] 조성봉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초원어린이공원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공동취재) 2024.03.20. [email protected] /사진=
우여곡절 끝에 국민의힘의 출전 선수 명단도 확정됐다. 16년 만에 전국 모든 지역구(254개)에 후보를 공천했다. 21일부터 22일까지 후보등록 기간이다. 운명의 시간은 단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지역구든 비례든 공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지켜졌다"고 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생을 챙기는데 최선을 다하면서 겸허하게 국민의 선택을 기다릴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