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3.19. [email protected] /사진=조성봉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과의 갈등 상황을 노출하더라도 서울 등 수도권 중도층의 표심을 확장하는 것이 총선 승리를 위해 더 중요하다는 것이 한 위원장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핵심 승부처인 서울 수도권 후보들이 윤 대통령의 결단을 압박하는 등 당정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집권여당을 흔드는 모습은 결코 선거 국면에서 유리할 것이 없는 만큼 대통령실이 출구전략을 고민할 가능성도 있다.
양측은 비례대표 공천 명단을 두고도 충돌했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주기환 광주시당 위원장이 24번을 받으며 당선권 밖에 배치한 것이 뇌관을 건드렸다. 이철규, 권성동 의원 등 원조 친윤으로 불리는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자신이 원하는 사람, 추천하는 사람이 안 됐다고 해서 그걸 사천이라고 얘기하는 건 굉장히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한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인천 동·미추홀구을에 출마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중앙선대위 발대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수도권 민심이 아주 심각해졌다"며 "살을 내주더라도 뼈를 취하는 육참골단(肉斬骨斷)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동북부 지역에 출마한 A 후보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어떻게 모아놓은 표인데, 이종섭·한상무 논란으로 한순간에 사라졌다"며 "대통령실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선거에 일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출신인 김은혜 전 홍보수석과 대표적 친윤계인 이용 의원도 공개적으로 용산의 결단을 압박했다.
지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 불거진 윤·한갈등 제1라운드의 학습효과도 있다. 당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강하게 충돌했지만 서천 화재 현장에서 만나 극적으로 화해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사실상 한 위원장의 뚝심이 '판정승'을 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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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 위원장 입장에서 대통령과의 갈등 상황을 길게 끌고 가는 것이 유리하지만은 않다. 따라서 대통령실의 입장 변화에 맞춰 한 위원장이 적정한 수준에서 봉합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당내에서 나온다. 이건용 국민의힘 경기도당 사무부처장은 이날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용산과 선을 긋고, 용산발 이슈에 공개적 대응은 속만 시원할 뿐 당·청 갈등만 부각될 뿐"이라며 "당과 대통령실이 하나돼 반성할 건 반성하고, 밀어붙일 건 강단 있게 나아가야 읍소할 명분이 생기고 국민들 역시 도와줄 이유가 생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출구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집권여당을 흔드는 모습은 결코 선거 국면에서 유리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 대사가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히거나 황 수석이 자진 사퇴하는 시나리오도 그려볼 수 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CATI)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14.7%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