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있는 세계'로 진입한 일본…닛케이지수는 왜 올라?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4.03.1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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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일본은 8년간 유지했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는 등 통화 정책 방향을 틀었지만 전환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를 올리더라도 점진적으로 느리게 변화를 주는 '무거운 피벗(통화정책 전환)'일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초 완화적인 통화 정책이 끝난 만큼 단기 급등한 일본 증시가 당분간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3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엔화 가치는 오를 수 있다.

'금리 있는 세계'로 진입…과속은 없다
'금리 있는 세계'로 진입한 일본…닛케이지수는 왜 올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18~19일 이틀간 진행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연 -0.1%였던 단기 정책금리(금융기관이 일본은행에 자금을 예치할 때 받는 금리)를 연 0~0.1%로 인상했다. 돈을 계속 찍어 시장을 떠받쳐 왔던 일본이 2007년 이후 17년 만에 통화 정책을 전환하면서 시장은 추가 금리 인상 여부와 속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일본은행이 연내 단기 금리를 0.25%로 올리고 내년에 0.5%까지 추가 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6년 3월 양적 완화를 해제한 지 4개월 뒤인 같은 해 7월 단기금리를 0.25%로, 7개월 뒤인 2007년 2월 0.5%로 인상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은행 내부에선 마이너스 금리 해제와 추가 금리 인상은 전혀 다른 상황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것이 중론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전경/AFPBBNews=뉴스1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전경/AFPBBNews=뉴스1
미국(연 5.25~5.5%)을 비롯해 EU(4.5%), 한국(3.5%) 등과 기준금리 격차가 크지만 시장에 충격을 주는 '서프라이즈 피벗'을 선호하지 않는 일본은행의 특성상 매우 점진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우이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더라도 낮은 금리 환경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양국의 경제상황은 차이가 있지만 미국이 1년여간 정책 금리를 5%포인트 인상했는데 이에 비하면 일본의 금리 인상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타격감 없는 일본 증시…엔화 가치는 뛸 것"
 일본은행이 8년 간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한다고 19일 발표했다. 사진은 일본의 한 외환거래업체 사무실. /로이터=뉴스1 일본은행이 8년 간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한다고 19일 발표했다. 사진은 일본의 한 외환거래업체 사무실. /로이터=뉴스1
일본은행의 금리 정책 전환이 올 들어 사상 최고가 행진을 하고 있는 일본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렸지만 정작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이날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0.66% 상승 마감하며 4만포인트를 재돌파했다.

닛케이는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좋은 데다 고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 정책이 활발해 일본 증시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주요 증권사 전망을 분석해 올 연말까지 닛케이225가 4만20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대다수 응답자들은 "일본 주식은 구조적으로 저렴하다"며 일본 증시를 낙관적으로 봤다.


다만 마이너스 금리 정책 폐지로 일본은행이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해 증시를 부양하는 시장 개입이 중단되는 만큼 시장이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

현재 150엔 안팎인 엔·달러 환율은 하락세(엔화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 미국은 일본과 반대로 연내 금리 인하를 계획하고 있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날 엔화는 달러당 150엔을 다시 넘어(엔화 가치 약세) 일본은행의 "당분간 완화적인 금융환경 지속" 설명에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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