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사과' 잡는다…尹대통령, 장바구니 물가 내리기 총력전

[the300]할인 지원 전폭 시행·할당과세 품목 대폭 확대·불공정행위 엄단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3.18. [email protected] /사진=조수정

윤석열 대통령이 농수산물 등 식료품을 중심으로 물가 잡기에 나섰다. 평년 수준으로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기간과 품목에 제한을 두지 않고 할인 지원을 전폭적으로 시행하는 한편 대체재 수입을 위한 할당과세 품목도 대폭 확대하고 물량 역시 무제한으로 풀기로 했다. 가격이 급등한 품목은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직접 수입해 마진 없이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가격인상 담합 같은 시장교란행위 등에도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금(金) 사과'로 대표되는 치솟은 장바구니 물가를 빠르게 안정화 시키겠다는 의지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민심과 직결되는 물가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과일, 채소 등 장바구니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민생경제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물가상승률과 관련해 "해외 주요국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3%대 내외로 기록 중이며 올해말 2% 초반대로 하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그러나 지난 2월 3.1%로 1월에 비해 다소 오르며 물가의 하향 안정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률이 시차를 두고 우리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고 있고 작년 과일 작황 부족, 농산물 공급이 줄면서 가격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에너지와 식료품 부문을 제외한 근원 물가상승률은 2.5%로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국민 삶에 바로 영향을 주는 생활물가상승률이 3.7%로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를 내릴 수 있도록 농산물 중심으로 특단의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3.18. [email protected] /사진=조수정

윤 대통령은 "먼저 농산물 가격이 평년수준으로 안정될 때 까지 기간, 품목,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고 납품단가와 할인지원을 전폭적으로 시행하겠다"며 "상당한 기간동안 높은 가격이 예상되는 사과와 배는 파격적으로 지원하겠다. 딸기, 참외같은 대체과일의 가격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금요일(15일)에 마련한 긴급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 1500억원을 즉각 투입하고 필요한 경우 지원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에 더해 사과, 배 수요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해외에서 수입하는 과일과 농산물 또 가공식품에 대한 할당과세 품목을 대폭 확대하고 물량도 무제한으로 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단계로 현재 24종인 과일류 관세인하품목에 시장수요가 높은 체리, 키위를 비롯한 5종을 바로 추가하겠다"며 "가격이 급등한 품목에 대해서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직접 수입해서 수입 마진없이 저렴하게 공급하겠다. 현재 수입 중인 바나나 오렌지 뿐만 아니라 파인애플, 망고, 체리도 우선 추가해 신속하게 공급해서 시장에 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사과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이러한 정부의 가격 안정 지원들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철저히 현장을 확인하고 점검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과도한 가격인상 담합과 같은 시장교란행위와 불공정행위로 폭리를 취하는 경우가 있다면 엄정히 대응하겠다"며 "민간에서도 원재료 비용 하락 부분을 가격에 반영하고 효율을 높여서 물가안정에 함께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 과일매장에서 사과 등 과일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2024.03.18. [email protected] /사진=조수정

윤 대통령은 "물가는 국민의 첫 번째 관심사이면서 정책성과를 바로 체감하는 가장 기본적인 척도"라며 "각 부처는 물가의 최종책임자로서 각자의 영역에서 국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오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물가동향 점검에 대해 보고했고 연이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축산물 물가 동향과 대응 방안에 대해, 마지막으로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수산물 물가 동향과 대응 방안을 보고했다.

이날 회의에는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권장희 가락시장 서울청과 대표, 염기동 농협유통 대표이사, 김기성 수협중앙회 지도경제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 송미령 장관, 강도형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