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빼고 다 동원해야" 2050탄소중립 위한 마지막 수단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김훈남 기자 2024.03.1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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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 지구온도 1.5℃ 위한 첫걸음 CFE]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무탄소에너지 잠재력 제고를 위한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무탄소에너지 잠재력 제고를 위한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2050년까지 1.5도(℃)"

전세계가 2015년 프랑스 파리에 모여 설정한 지구 기온 상승 억제 목표다. 그로부터 8년여간 지난 2023년 확정된 유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6차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20년 지구 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09도 올랐다. 6년 안에 '1.5도' 목표를 넘을 것이란 경고도 담겼다.

탄소배출을 줄이고 지구 온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선 현재의 노력만으론 불가능하다는 게 결론이다. 지난해 12월 UAE(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도 참가국들은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원자력발전과 수소 등 무탄소에너지(Carbon Free Energy, CFE)를 포함한 에너지 믹스를 탄소 감축을 위한 수단으로 제시했다.



17일 CF연합(CFA)에 따르면 전세계의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에너지 의존도는 2000년 80.5%에서 2021년 80.3%로 불과 0.2%p(포인트) 감소하는 데 머물렀다. 같은 기간 재생에너지 의존도는 12.8%에서 14.7%로 1.9%p 늘었다. 하지만 원전 의존도가 6.7%에서 5%로 줄면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는 20년째 제자리걸음을 했다.

우리나라 사정은 조금 낫다. 한국의 화석에너지 의존도는 2001년 83.8%에서 2021년 82.6%로 1.2%p 줄었다. 재생에너지에 원전과 수소를 포함한 무탄소에너지 비중을 16.2%에서 17.4%로 끌어올린 결과다.



문제는 감축 속도다. 2050년까지 1.5도가 아니라 2030년 이전에 1.5도를 넘을 만큼 지구 표면 온도 상승이 빠르다. 지금까지 노력보다 더 혹독한 '탈탄소'에 매진해야 시간을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탈탄소 수단이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뿐 아니라 원전과 같은 무탄소에너지로 탈탄소 수단의 개념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COP28에서 주요 국가들이 인정했듯이 기후 에너지 분야 전문가도 무탄소에너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CF연합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무탄소에너지 잠재력제고를 위한 세미나'에 참석한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학 학장은 "기업들의 부담 경감을 위해 낮은 전기요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CFE의 잠재력 활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태양광·풍력을 늘리면서도 비용효과적인 무탄소·저탄소전원의 확대도 병행해야 한다"며 "탄소 배출량이 비슷하다면 국내 일자리를 더 늘릴 수 있는 전원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용창출 기여도와 전력공급 안정성을 고려해 블루수소, 원전, CCS(탄소포집저장) CFE 전원 개발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도체·철강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핵심인 우리나라 산업 구조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에 비해 산업부문 에너지 소비가 65% 늘어났다.

제조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주현 산업연구원 원장은 "우리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라며 "산업부문의 온실가스 직간접 배출만 60%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산업부문 노력이 각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철강·석유화학산업 같은 경우 수소환원제철, 전기가열분해로 도입 등 공정을 완전히 바꿔야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며 "탄소다배출 업종이 탄소 저감을 위해 전기화되는 과정에서 무탄소에너지 기반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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